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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기 회복까지 역대 최저 금리 유지…이주열 “위기 극복 위해 노력”

- 이주열 한은 총재 창립 70주년 기념사…"필요시 금리 이외 정책도 적절히 활용"

  • 기사등록 2020-06-12 14: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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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역대 최저인 기준금리를 당분간 인하하지 않는 대신 다른 정책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장기간 기준금리가 0.50%로 동결될 전망이다.


12일 이 총재는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은행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며 "통화정책은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정상화되는 2022년까지 제로금리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금융시장 안정, 원활한 신용흐름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하겠다"며 "정책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0.50%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이에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하며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한국은행 제공)]

이날 이 총재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위기 해결사(Crisis fighter, 크라이시스 파이터)로 적극 나설 것이라는 의지도 보였다. 


이 총재는 "국민의 재산의 발권력을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중앙은행이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라며 "위기 해결사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의 준재정적 역할에 대한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며 그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시장개입 원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고민하며 사회적 공감대(컨센서스)를 도출해 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금융불균형이 누적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며 “이번 위기가 진정되면 이 같은 이례적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가는 방안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서는 생산성 주도의 성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과거처럼 물적자본에 의존하는 성장 패러다임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위기를 극복한 후에도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지식, 기술에 기반하는 생산성 주도의 성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더밸류뉴스(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연구·개발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 리브라(Libra) 논란에서도 봤듯 디지털 혁신이 중앙은행 고유의 지급결제 영역까지 파급될 수 있다"며 "중앙은행으로서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대한 연구·개발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이 결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실시간 총액결제방식(RTGS)의 신속자금이체시스템을 직접 구축·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세계 경제구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탈세계화가 본격화되며 글로벌 공급망이 약화되고 자유무역 질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비대면 경제활동의 확산은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를 촉진해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에서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 소득 양극화, 부채 누증 등 경제 각 부문의 불균형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저금리·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물가안정목표제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운영체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논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이에 대한 연구를 진척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점. [사진=더밸류뉴스]

앞서 한은은 지난 9일 통화정책 운영체제 개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 조사연구 역량 제고, 경영인사 시스템 혁신 등의 내용을 담은 'BOK 2030'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수립한 중장기 발전전략”이라며 “외부의 조언과 내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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