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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지 기자의 이벤트 투자] 워렌 버핏은 왜 이런 주식을 선호하지 않는걸까?

  • 기사등록 2016-06-27 0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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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투자의 대가들이 사는 주식을 눈여겨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어떤 주식을 사지 않는지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워렌 버핏이 선호하지 않는 주식의 유형을 조사해봤습니다. 이런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버핏이 왜 이런 주식을 선호하지 않는지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유익할 듯합니다. 


버핏월드헤럴드


◆ 이해하기 어려운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주(株)


IBM과 애플이라는 몇 가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버핏의 ‘IT 기피증’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큰 돈을 투자할 정도로 스스로 충분히 IT 산업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내가 모르는 것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투자자입니다. 이는 버핏이 지난해 상반기 뉴욕증시에서 고공행진했던 바이오기술주에도 투자하지 않는 이유와 같습니다. 이 두 분야는 전문성이 없는 투자자가 장기투자하기에는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닷컴 버블 시절, 투자자들이 버핏이 IT주를 외면하는 이유를 궁금해하자 그는 두 가지 구체적인 이유를 들었습니다. 첫 번째로, 그는 IT기업이 한정된 경제적 해자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자란 적의 침입에 대비해 성 밖으로 둘러 파놓은 못으로, 넓은 해자가 있는 기업은 앞으로 수년 동안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들어,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넓은 해자는 경쟁기업보다 물건을 싸게 팔 수 있게 해주는 대형 매장과 강력한 유통망입니다. 버핏은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해자가 있는 비즈니스를 좋아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두 번째로, 버핏은 초기에 IT기업의 승자를 가려내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는 변화가 심한 기업을 싫어하는데 장기적 전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런 주식들을 기업 가치평가를 통해 산정한 합리적인 가격에 사기는 더 어렵습니다. IT광풍이 지나간 후에 되돌아보면 1999년과 2000년의 IT주 기업가치는 심하게 고평가 됐었죠. 그 시기에 파산하지 않은 기업조차도 말입니다. 


IBM과 애플은 예측 가능한 탄탄한 수익을 내는 '버핏주'의 필요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예외입니다. 비록 버핏이 애플 투자를 직접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 두 기업의 경영을 일년 내내 칭찬해 왔습니다. 두 기업은 모두 자금조달 능력이 뛰어나고 지속적인 수익을 내왔습니다. 그리고 모두 폭넓은 해자를 갖고 있습니다.


◆ 투자금이 많이 들지만 돈은 별로 못버는 항공주(株)


버핏은 2007년 주주 서한에서 "최악의 비즈니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성장하는데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나 돈을 거의 못 벌거나 조금밖에 못 버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버핏은 이 서한에서 항공업이 이러한 사례라고 지목합니다. 또 많은 IT기업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버핏은 버크셔가 US항공(아메리칸 에어라인에 합병됨)의 우선주에 투자해 실패했던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1989년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위협에 놓인 백기사로 나타나 US항공에 투자했으나 다른 종목과 달리 큰 수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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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1998년에 항공산업이 각광받자 운좋게 수익을 낸 채 투자금을 뺄 수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회사는 두 번이나 파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보통주 투자자들도 운이 나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항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면, 자본을 투입하라는 요구는 끝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버핏은 이때부터 20년 넘게 항공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며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전용기 대여업체인 넷제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전통적 의미'의 항공주 투자는 아닙니다.
버크셔가 가지고 있는 시즈캔디는 정반대의 예입니다. 이 회사는 버크셔가 인수한 1972년에 세전 순이익이 500만달러였으며, 자본이 800만달러였습니다. 2007년까지 시즈캔디의 세전 순익은 연간 8200만달러로 불어났으나 자본총계는 4000만달러로 3200만달러만 재투자했습니다.

 
◆ 역사가 짧은 기업 : 테슬라, 넷플릭스


앞으로도 버핏이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아래 사진)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 같은 회사에 투자했다는 소식은 듣기 어려울 것입니다. 변화가 심하고 업황 이해가 어려워 IT주 분석이 힘들다는 논리는 검증되지 않은 신생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미래를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테슬라홈페이지


신생 기업은 굉장한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버핏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속적인 이익창출을 하는 성숙한 기업이 아닙니다. 버크셔의 포트폴리오는 수십년의 역사를 지닌 기업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또 버핏은 믿을만한 경영진을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새로운 기업은 경영진이 주주친화적인지, 회계는 투명하게 하는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성공 투자를 기원합니다.


[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ihs_buffe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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