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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진기 교수 ]

주식의 매수가격을 수학적으로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과연 주식의 매수가격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 현대의 금융공학은 주식의 매수가격을 수학과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여 계산해내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체로 그러한 계산의 결과는 현실에 잘 들어맞지 않아서 투자자들을 속상하게 한다. 그러나 수학을 제대로 활용한 사람들의 결과는 전혀 다르다.

 

존 네프(John Neff)와 피터 린치(Peter Lynch)는 둘 다 투자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존 네프는 31년간(1964~1995) 뱅가드 윈저 펀드(Vanguard's Windsor Fund)를 운용하면서 펀드 연평균 수익률 13.7%를 달성하여 펀드 규모를 대략 5700%(혹자는 5600%라고 한다)로 성장시켜 윈저 펀드를 미국 내 최고의 펀드로 만들었다.

 

피터 린치는 13년간(1977~1990) 마젤란 펀드(Magellan Fund)를 운용하면서 연평균 투자수익률 29.2%를 기록해 2703%의 수익을 올리며 마젤란 펀드를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로 키워냈다. 투자수익률은 피터 린치가 존 네프의 두 배가 넘지만 투자 기간은 존 네프가 두 배가 훨씬 넘게 길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설적인 두 사람이 모두 주식 매수가격(적정 주가)을 계산하는데 형식은 다르지만 내용은 동일한 수학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보통의 우연이 아니다. 무언가 있다.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음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이 형식은 다르지만 내용은 동일한 수학공식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 혼란하고 변덕스러운 월가에서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서 최고의 성과를 내었다.” 확실히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주가수익비율(PER)’, ‘예상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증가율)’ 및 ‘예상 배당수익률’ 세 변수를 가지고 주식의 매수가격을 계산하였다. 일반적으로 주식의 매수가격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주당매수가격(적정주가) = 주당 기업의 내재가치-주당 안전마진

 

여기서 ‘주당 기업의 내재가치’를 구하는 것이 간단치가 않다. 그런데 위 두 사람은 이런 복잡한 계산 없이 바로 주식의 매수가격을 계산해서 사용하였다. 존 네프는 투자 종목을 결정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총수익률을 최초 PER로 나누는 단순한 계산법을 사용했다.** 총수익률이 PER의 두 배가 넘으면 매수해도 좋은 저평가된 주식으로 보았다. 이를 공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총수익률PER배수=총수익률/PER=(예상 EPS성장률+예상 배당수익률)/PER > 2

 

예컨대, 예상 EPS성장률 12.0%, 예상 배당수익률 3.5%, PER 6배인 주식의 경우에 총수익률PER배수는 다음과 같다.

 

총수익률PER배수=(12.0+3.5)/6=2.6

 

총수익률PER배수 2.6은 2보다 크기 때문에(총수익률이 PER의 두 배보다 크다. 실제로는 PER보다 2배 이상의 속도로 기업의 이익률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장사를 잘해서 돈을 마구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런 기업은 주가가 올라가지 않고는 못 배긴다. 결국 주가가 올라가게 된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매수하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므로 이 주식은 매수 대상으로 고려될 수 있다.

 

피터 린치는 주식을 분석할 때 PEG를 사용했다. PEG(Price to Earnings Growth 또는 Price/Earnings to Growth)는 ‘PER/예상 EPS성장률’로 계산하며, ‘페그’라고 읽고 ‘주가수익성장비율’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PER이 성장률의 절반이라면 매우 유망하며 성장률의 두 배라면 매우 불리하다. 나는 펀드에 편입할 종목을 분석할 때 항상 이 기준을 사용한다.” 이것은 피터 린치가 그의 책 <전설로 떠아는 월가의 영웅>(원제 One Up On Wall Street: How To Use What You Already Know To Make Money In The Market)에서 직접 고백한 말이다.


그러나 후에 그는 PEG 계산에서 배당금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배당수익률을 포함시켜 PEG를 수정한 지표가 PEGY이다. PEGY는 PER을 예상 EPS성장률과 배당수익률의 합으로 나눈 비율이다. PEGY가 0.5이하이면 매력적인 매수 대상으로 보았다. 이를 공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PEGY=PER/(예상 EPS성장률+예상 배당수익률) < 0.5</p>

 

예컨대, 위와 동일한 사례에서 예상 EPS성장률 12.0%, 예상 배당수익률 3.5%, PER 6배인 주식의 경우에 PEGY는 다음과 같다.


PEGY=6/(12.0+3.5)=0.38


PEGY 0.38은 0.5보다 작기 때문에(PER이 총수익률의 절반보다 작다. 실제로는 PER이 기업의 이익률이 증가되는 속도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장사를 잘해서 돈을 마구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이 기업의 주가는 엄청 싸다는 것이다. 주가가 오를 것이 뻔하게 보인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매수하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므로 이 주식은 매수 대상으로 고려될 수 있다. 피터 린치는 PEGY가 0.33 정도 되면 ‘끝내주게 좋은 회사’라고 본다.


놀라운 것은 존 네프는 ‘총수익률PER배수’를 사용하고, 피터 린치는 ‘PEGY’를 사용하지만 수학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실제로 동일한 기준을 매수가격 판단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의 사례에서 두 수는 역수 관계에 있다. 1/2.6 = 0.38. 즉,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다른 관점에서 계산을 하여 얻은 값을 매수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 사용한 공식에서 사용되는 변수들이(그 중에서 특히 예상 EPS성장률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고 계산할 수 있으면, 누구든지 좋은 값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존 네프는 가치투자의 정통 계승자 시드니 로빈스(Sidney Robbins) 교수로부터 주식을 배웠고, 피터 린치는 수학 교수의 아들이다. 수학에 조금만 흥미를 가지면 주식투자가 재미있게 될 것이다.


[윤진기 경남대 법대 교수]


*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18.12.18. 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ljm@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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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18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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