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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진기 교수 ]

삼성전자의 1대 주주가 국민연금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1대 주주라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주장은 마치 삼성전자의 1대 주주가 국민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경영자는 주인인 국민의 뜻에 따라 경영을 해야 한다거나 정작 주인이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이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주장의 진위를 숫자로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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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최대주주는 외국인


2018년 2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 총 발행주식수는 73억2295만주 가량이다. 그중 보통주는 64억1932만주(87.7%)이고, 우선주는 9억362만주(12.3%)이다. 2018년 10월 16일 기준으로 이중 보통주의 52.43%, 우선주의 84.08%를 외국인이 가지고 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서 계산하면 삼성전자 전체주식의 56.32%는 외국인이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꽤나 지식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1대 주주가 마치 회사의 주인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회사는 주주들의 것이고 모든 주주는 자신이 가진 주식수의 비율만큼만 회사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다수 주식의 비율을 가지고 회사의 소유권을 이야기 한다면, 전체주식의 56.32%를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한국인의 회사가 아니고 외국인의 회사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그 경영은 현재의 삼성전자 경영진이 담당하고 있으나 외국인이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일 뿐이다.

 

삼성전자의 1대 주주가 국민연금인지 외국인인지는 1대 주주의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주식소유를 그룹별로 구분하면 외국인이 1대 주주가 될 것이고, 개별 법인격 단위로 구분하면 국민연금이 1대 주주가 될 것이다.

 

주식회사에서는 대체로 그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와 그와 관련이 있는 특수관계인이 공동으로 최대주주 집단을 형성하여 주주권을 행사한다. 그래서 1대 주주라고 해서 당연히 경영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자금이 있어야 기술도 개발하고,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도하고 돈을 벌 수 있다. 한국에서 자금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다면 회사가 더 빨리 발전할 수 있게 되고,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원주(보통주와 우선주)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그리고 GDR(Global Depositary Receipts, 해외주식예탁증서)의 보통주가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으며 GDR 우선주는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기술투자를 하고 애플과 전략적인 지식재산권 다툼을 할 수 있는 것도 자금을 글로벌 시장에서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해외에서 벌어 한국에 세금 납부 


삼성전자의 2017년 총매출액은 약 239조원인데 그중 국내 매출액은 31조원이다. 전체 매출액의 13.16%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자금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으로부터 모아 86.84% 정도는 해외에서 장사해서 돈을 벌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 생산거점, 판매거점, 디자인 센터, 연구소 등 217개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73개 국가에서 32만671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본사가 한국에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1대 주주가 국민연금이기 때문에 회사가 대한민국 국민 소유라고 하거나 1대 주주가 회사를 경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낡은 세계관으로 세상을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전자산업과 글로벌 경영을 잘 모르는 불특정 다수 국민의 뜻에 따라 경영을 하면 삼성전자가 더 잘 발전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전 세계에 대략 15.1조 원의 세금을 내었는데, 그중 81%를 한국에 납부하였다. 금액으로는 대략 12조2,000억원에 이른다. 2018년 한국의 국방예산은 43조1,581억 원이다.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국내에 세 개만 더 있어도 외국에서 번 돈으로 한국의 국방비를 이들이 모두 부담할 수 있다. 다른 세금으로는 복지를 위해서 돈을 넉넉하게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윤진기 경남대 법대 교수]


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18.10.31. 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mentorfor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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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0-31 08: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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