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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진기 교수 ]

존 네프(Johm Neff)는 가치투자의 황제라고 불리며, 워렌 버핏(Warren Buffett), 피터 린치(Peter Lynch)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자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31년간(1964 ~1995) 뱅가드 윈저 펀드(Vanguard's Windsor Fund)를 운용하면서 펀드 연평균 수익률 13.7%를 달성하여 펀드 규모를 대략 57배로 성장시켜 윈저 펀드를 미국 내 최고의 펀드로 만들었다.

 

존네프_가치투자_대가

 가치투자자 존 네프(Johm Neff) [사진=구글]


◆ 군복무중 주식에 관심


그의 주식투자 공부는 군대 시절에 시작되었다. 스무 살 즈음이다. 가치투자를 공부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나이다. 그는 한국전쟁이 치열하던 무렵에 징병 대상 연령이 되어 해군에 지원하게 되었다. 입대하기 전에 그의 아버지는 에이로 이큅먼트의 주식을 사두라고 권유하면서 혹시 손해가 생기면 자신이 그만큼 보상해주겠다고 제의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아버지가 몇 사람이나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는 저금을 모두 털어서 에이로의 주식을 사고, 해군에 입대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주식시장의 일원이 되었다.

 

그는 군복무 중에 투자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사서 아예 끼고 살다시피 했다. 투자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그는 주주가 되면 기업이 얻는 막대한 보상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과 잘못된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군복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갖게 된 주식에 대한 관심은 그의 투자 인생의 출발점이 되었다. 결손 가정 출신인 그는 군에 입대하기 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세일즈를 하다가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기도 하고 다시 나와 자동차 세일즈 일을 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부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던 그가 군대에서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회에 복귀하면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더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꽤나 흥미로운 현상이다.

 

1953년 1월에 제대한 그는 아버지의 집이 있던 오하이오 주 톨레도로 돌아와 사흘 뒤에 톨레도 대학(University of Toledo)에 입학했다. 학비와 생활비의 일부는 제대군인원호법을 통해 해결하고,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그 지역에서 유명한 남성용 전문점에서 구두 판매원으로 일했다. 그는 일주일에 30시간이나 일하면서도 학교 수업을 전혀 빼먹지 않을 정도로 성실하게 일하고 공부했다. 그는 군에 입대하기 전에도 세일즈로 번 돈을 거의 대부분 저축할 정도로 성실하였다.

 

◆ 대학에서 매료된 가치투자로 성공 투자 


그는 대학에서 산업마케팅을 전공했는데, 투자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시드니 로빈스( Sidney Robbins) 교수에게 투자 관련 과목을 배웠다. 시드니 로빈스 교수는 당시 펀더멘털 분석학파의 거두인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과 데이비드 도드(David Dodd)의 후계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금융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을 뿐 아니라 활발한 기고 활동을 통해 투자기법을 널리 전파하였다.(존 네프, L.S. 민츠 저, 김광수 역, 가치투자, 주식황제 존 네프처럼 하라, 시대의창, 2017, 70쪽)

 

당시 로빈스 교수는 투자과정을 강의했는데, 존 네프는 이 강의를 들으면서 투자의 기초, 즉 매수와 매도, 수익률, 영업이익, 현금흐름 등과 같은 개념을 배웠다. 그리고 투자에 대한 교수의 열정과 심오한 통찰력에 매료되어 그때부터 로빈스 교수를 열렬히 따르게 되었다. (위의 책, 70면)


존 네프의 가치투자 공부는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고, 그는 벤자민 그레이엄 교수로부터 시작된 가치투자 이론을 계승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 투자를 누구에게서 배우는가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그 이후 한 투자자의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존 네프가 군복무 시절 끼고 살았던 책이 어떤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올바른 투자이론을 소개하는 투자서적을 읽는 것이 입문자에게는 너무나 중요하다. 존 네프처럼 대학에서 가치투자의 전통이론을 계승한 교수에게 투자이론을 배울 수 있는 행운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그가 처음 읽은 투자서적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투자 역정이 즐겁기도 하고 또 그 반대이기도 할 것이다.

 

만약 국내에서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우연히 폴 라슨(Paul Larson)과 모닝스타(Morningstar, Inc.)가 공동으로 저술하고 조성숙이 번역한 <초보 투자자를 위한 12가지 투자기초(How to Get Started in Stocks)>를 읽게 되었다면, 그는 존 네프처럼 대학에서 정통 가치투자 이론을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행복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윤진기 경남대 법대 교수]


*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18.10.17. 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mentorfor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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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0-17 0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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