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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진기 교수]

'서양 철학의 호수'로 불리는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Immanuel Kant)는 치열한 철학적 사유 끝에 인간이 창조의 궁극목적이라는 결론을 내려서 인간의 가치를 최고의 경지로 올려놓았다. 


칸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새겨져 있다 


“내가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내 마음을 늘 새롭고, 더 한층 감탄과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내 위에 있는 별빛 찬란한 하늘과 내 속에 있는 도덕법칙이다.”


이 말 때문에 필자는 한때 칸트에 매료되어 지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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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자유도 : 2017년 연례 보고서 - 2017년 9월 28일 발행] 

 

◆ 칸트, "인간 양심의 원천은 자유의지" 


사람에게 양심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늘 감탄하고 놀라워했던 칸트는 그 원천을 자유에서 찾는다. 칸트에게 자유는 ‘한 상태를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능력’을 말한다. 자연에 기대어 사는 우리는 감각적 존재로서 어떻게 감각할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감각은 피할 수 없이 우리에게 주어지고 우리를 규정한다. 그러나 양심에 따른 도덕적 행위를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이로운 것이었고 칸트에게는 늘 궁금한 것이었다.

 

결국 칸트는 사람은 이성적 존재로서, 감각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자연법칙에 지배되지 않는 자유로운 의지를 가지고 세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자유는 칸트 도덕론의 출발점이 되고, 법과 국가론에서 중심 관념이 된다. 칸트에게 자유는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고 사람을 다른 자연물들과 구별시켜주는 표상이 된다.

 


◆ 경제적 자유, 자연 수명도 늘려준다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 경제적 자유 등 각양각색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 이 중에서 필자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필자가 가고 싶은 대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여행의 자유가 가장 마음에 들지만 경제적 자유가 가장 소중하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경제자유지수란 지표를 만들어서 경제자유도를 측정하고, 경제적 자유가 사람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알아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경제자유지수를 발표하는 대표적인 두 기관은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The Heritage Foundation)과 케나다의 프레이저연구소(Fraser Institute)이다. 특히 프레이저연구소는 미국의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 등 전 세계 91개 자유주의 연구기관과 함께 경제자유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이들 연구소들과 공동으로 ‘세계경제자유지수(EFW index : The Economic Freedom of the World index)’를 발표한다.

 

프레이저연구소는 개별국가가 제출하는 자료보다는 국제기관들이 부여하는 순위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그 데이터는 신뢰도가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다. 구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프레이저연구소 세계경제자유지수는 2017년 것이다. 이는 159개 국가와 지역의 2015년 자료에 기초했다.

 

‘EFW 2017’에 의하면, 경제자유도가 가장 높은 국가군은 1인당 국민소득이 4만2,463달러로 가장 낮은 국가군 6만36달러에 비해서 월등하게 높고, 경제성장률도 덜 자유로운 나라에 비해서 대략 2배나 더 높다. 경제자유도가 가장 높은 국가군의 가장 가난한 10%의 평균소득은 11,998달러인데, 경제자유도가 가장 낮은 국가군은 1,124달러에 불과했다. 흥미롭게도 경제자유도가 가장 높은 국가군의 가장 가난한 10%의 평균소득은 경제자유도가 가장 낮은 국가군의 평균 1인당 국민소득의 거의 두 배가 된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경제자유도가 높은 국가들의 평균 수명은 80.7년으로 경제자유도가 낮은 나라들의 국민들보다 평균 16.3년을 더 산다는 것이다. 자유가 충만한 곳이 번영하고 사람의 수명도 길다는 조사 결과는 자유를 인간의 가장 본질적 특성으로 파악했던 칸트 철학의 핵심과 잘 맞아 떨어진다. 인간 성찰에 대한 칸트 철학의 깊이가 새롭게 느껴진다.

 

[윤진기 경남대 법대 교수]


* 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18.08.28. 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mentorfor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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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28 1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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