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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탐구]⑤hy그룹, '사명변경 2년' 실적 쑥쑥...메쉬코리아 안고 '유통 플랫폼'↑

- 지난해 매출액 1..3조...본업 개선하며 역대 최대

- 배달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인수해 유통조직과 시너지 기대

  • 기사등록 2023-05-29 14: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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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공정거래위원회의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대기업집단 탐구'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재계순위'로도 불리는 공정위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심층 분석해 한국 경제와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리스트에 오르지 않았지만 향후 여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집단도 분석합니다]
[더밸류뉴스=이상원 기자]

“52년간 쓴 한국야쿠르트 사명 버린다. 더 이상 이름 안에 갇히지 않겠다.”


2021년 3월, hy가 회사명을 반세기 동안 사용해오던 한국야쿠르트 대신에 지금의 hy로 바꾸고 유통 플랫폼 그룹으로의 대변신을 선언했다. '야쿠르트=발효유'라는 한정된 틀 안에 갇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렇지만 이는 발효유 시장 1위 기업의 기득권을 내놓는다는 의미도 갖고 있어 업계에서는 어떤 결과를 맺을 것인가에 비상한 관심을 내비쳤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났다.  


결과적으로 hy는 실적 개선은 물론이고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유통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에 성큼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hy그룹은 상장사 2곳(NE능률, 큐렉소)을 비롯해 팔도, 비락, 도시락리잔 등 30개에 육박하는 종속·관계 기업을 두고 있는 대기업집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계열사가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회사 비전(vision)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다. 


hy그룹 현황. 2022년 K-GAAP 연결 기준.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지난해 매출액 1.3조 역대 최대... 온라인몰 프레딧 실적 개선


hy가 이달초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hy는 지난해 K-GAAP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776억원, 영업이익 245억원, 당기순손실 5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5.46% 증가했고 영업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당기순손익은 적자지속했다. 펀드평가 손실을 포함한 잡손실(214억원)이 전년비 692.59% 증가했기 때문이다. 회사 본업이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K-GAAP 별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매출액 1조1001억원, 영업이익 800억원, 당기순손실 1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0.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8% 감소했다.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 7.27%이다.


hy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K-GAAP 별도 기준. 단위 억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회사 본업이 개선된 것은 대표 상품인 발효유를 비롯해 회사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샐러드와 밀키트 등 품목 강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원자재와 물류비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이익이 줄며 수익성은 감소했다. hy측은 "뉴메드, 큐렉소 등 관계 회사들의 지난해 실적 개선으로 연결 기준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hy가 지난 2월 출시한 신제품 '스트레스케어 쉼'. [사진=hy]

hy는 올해 상반기에 지난 2월 출시한 신제품 '스트레스케어 쉼'을 주축으로 실적 개선 활동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스트레스케어 쉼'은 기존 장(腸)  건강 중심의 발효유 기능성을 멘탈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시킨 제품으로, 출시 1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배달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인수…유통 시너지 기대


hy는 유통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hy는 지난달 3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로부터 배달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와의 기업 결합을 승인받았다. 5일에는 증권 교부까지 마치며 인수 절차를 마쳤다. 총 인수대금은 800억원이며, hy는 지분 66.7%를 확보했다. 


hy그룹의 지난해 주요 계열사 매출액 현황. [자료=hy 감사보고서]

hy 계열사들을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보면 메쉬코리아가 2위로 새롭게 추가됐다. 지배기업인 hy(1조1001억원)를 비롯해 최근 인수한 메쉬코리아(3848억원), 비락(1444억원), 도시락리잔(1333억원), NE능률(802억원), 큐렉소(650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팔도 계열사 제외)


메쉬코리아 인수로 hy는 ‘유통전문기업’ 비전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는 평가다. 기존 유통망인 프레시 매니저 1만1000명 규모에 1만명 수준 부릉 라이더가 더해져 총 2만명이 넘는 배송 인력을 갖추고, 물류거점도 기존 600여곳에서 메쉬코리아의 500여곳이 합쳐져 1100여곳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hy((구) 한국야쿠르트) 본사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hy는 늘어난 물류 인프라에 메쉬코리아의 물류시스템까지 접목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주력 사업인 라스트마일(소비자에게 직접 물품 전달)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hy는 사업 시너지 본격화를 위해 연내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쉬코리아 본사를 서울 서초구 잠원동 hy 본사로 통합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hy관계자는 "메쉬코리아와 연계한 구체적인 사업 전략이나 계획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메쉬코리아가 가진 기술력을 물류 서비스 강화에 적용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덕병→윤호중 2세 승계... 본업 집중·전문경영인 체제 정착


hy그룹의 고(故) 윤덕병(왼쪽) 창업 회장, 윤호중 회장. [사진=hy]

hy 오너는 윤호중(52) 회장으로 지난 2020년 3월 고(故) 윤덕병(1927~2019) 창업주의 뒤를 이어 2대 회장에 올랐다. 윤호중 회장은 hy 지주사 팔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윤호중 회장→팔도(100%)→hy(41%)로 이어지는 구조다. 윤 회장은 서울 서초구 hy본사 13층 사무실에 자주 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윤덕병 창업주는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사명(vision)에 충실하고 나머지는 버리자"는 경영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해 오늘의 hy 기초를 닦았다. 한국 경제 고도 성장기에 서울 서초동 본사 건물과 영업소 건물을 매입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윤덕병 창업주는 "부동산이 건강한 사회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거절해 현재 hy는 사옥은 물론이고 영업소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또, NE능률, 큐렉소 등 계열사 전부가 건강한 사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초기에는 일본 야쿠르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균주 개발 기술을 인도받았지만 이제는 hy의 균주 기술력이 일본 야쿠르트를 뛰어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을 만든 것도 윤덕병 창업주로 hy그룹은 공채 출신이 사원에서 시작해 CEO까지 오르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김병진 대표이사도 1991년 hy에 사원으로 입사해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18년 CEO에 오른 'hy맨'이다. 신입사원은 예외없이 영업점 근무가 필수 코스이다.


윤덕병 창업주는 부인 심재수(87)씨와 결혼해 1971년 44세의 늦은 나이에 외동아들(윤호중 회장)을 얻었다. 윤덕병 창업주는 윤호중 회장을 얻기에 앞서 5명의 딸을 두었다. 


lksw407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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