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표이사 정현호)가 자사 균주와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불법 취득·사용했다며 대웅제약(대표이사 전승호 이창재)에 제기한 민사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권오석 부장판사)는 10일 "대웅의 나보타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개발됐다"고 선고했다. 또, 나보타를 포함한 대웅의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하고, 해당 균주를 인도하고 이미 생산된 독소 제제의 폐기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대웅은 메디톡스에게 400억원의 손해를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대웅이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에 사용해 온 균주는 메디톡스의 균주로부터 유래된 것이며, 국내 토양에서 분리, 동정했다는 주장은 여러 증거에 비춰 지나치게 짧은 개발 기간, 개발 기록 등을 근거로 믿기 어렵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독소 제제에 조치한 21개월간의 미국 내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이 그대로 국내 소송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법원에서는 ITC에 제출된 주요 증거와 전문가 증언, 감정 결과 등이 제출된 이후 심리가 진행됐다.
메디톡스는 "이번 판결을 토대로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이번 판결에 대해 "집행정지 및 항소를 즉각 신청할 것"이라며 "나보타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웅제약은 “유전자 분석만으로 유래 관계를 판단할 수 없다고 인정했으면서도 추론에 기반한 판결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를 보인 점이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22년 2월 4일 서울중앙지검이 광범위한 수사 끝에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증인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내린 무혐의 처분과 완전히 상반된 무리한 결론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