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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제약업계 첫 40대 CEO ‘장두현 매직’ 통했다…LBA· R&D 성과 - ‘자이프렉사’ LBA 성공시키고 R&D 파이프라인 최적화
  • 기사등록 2022-10-17 18: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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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제약업계에 40대 CEO(최고경영자)가 처음 탄생했네요.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지난해 8월, 업력 60년을 바라보는 연매출액 6000억원대의 제약사 보령이 새 대표이사로 장두현(46) 당시 경영총괄 부사장을 선임하자 업계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제약 업계도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자면 이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한편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당시 보령은 "중장기 경영전략과 내년 경영 계획을 책임 있게 수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댜. 장두현 대표는 AT&T와 CJ그룹 등에서 해외사업 총괄, 기획관리 등을 거친 해외 비즈니스 전문가이다. 2014년 보령그룹에 합류해 운영총괄 전무, 경영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장두현 대표가 LBA(Legacy Brands Acquisition·특허의약품권리인수), R&D(연구개발) 등에서 성과를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장두현 보령 대표이사 사장. [사진=보령]◆LBA 성과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도입 


우선 두드러진 성과는 LBA 부문이다. LBA란 특허 만료된 의약품의 권리 인수를 뜻하며, 제네릭의약품과 다르게 소비자 선호도가 높고, 약가 하락에 방어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보령은 지난해 10월 자이프렉사에 대한 국내 권리를 인수했다. 조형변 치료제인 자이프렉사 권리를 인수하면서 보령은 중수신경계(CNS)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보령이 지난해 10월 글로벌 제약사 릴리(Lilly)로부터 국내 권리를 인수한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이미지=보령]

성과는 양호하다. 자이프렉사를 중심으로 CNS 의약품 사업은 2분기에 전년비 163% 성장한 6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보령은 2025년까지 CNS 부문 연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암제 ‘젬자’ 이후 두 번째 LBA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장두현 대표의 해외 비즈니스 경험이 LBA 협상에서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LBA 전략의 포인트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상인데,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한 장두현 대표가 역할을 충분히 소화했다는 것이다. 보령은 “계속해서 해외의 경쟁력 있는 제품들의 LBA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빠르면 연내 새로운 LBA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D 파이프라인 최적화…항암∙당뇨 분야 강화


장두현 대표는 보령의 R&D 포트폴리오 최적화도 진행 중이다. 중단할 연구는 빨리 중단하고, 새로운 연구 품목을 추가했다. 


올해 반기 보고서를 보면 보령은 연구중단을 제외한 15건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2분기보다 5건 증가한 수치다. 올해 5건의 품목이 국내 임상 1상을 승인받았고, ‘BR9003’, ‘BR1016’ 등 2건의 품목에 대해서는 연구를 중단했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연결기준 210억원으로 전년비 4.47% 증가했다. 보령은 당뇨∙항암 부분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2026년까지 각 18개의 제품을 내놓겠다는 비전이다. 


향후 5년간 보령의 R&D 파이프라인 계획도. [이미지=보령]

장두현 대표는 평소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현금 창출 능력을 키워야 하고, 자가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보령이 개발한 ‘카나브’ 단일제가 현재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메가 제품으로 커진만큼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보령은 2026년까지 자가 제품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실적개선…카나브 특허만료는 변수


장두현 대표의 부임 이후 보령 실적은 개선됐다. 올해에는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갱신하기도 했다.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3610억원, 영업익 308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22.74%, 78.03% 증가했다. 만성질환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효과를 봤다. 


보령의 분기별 매출액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전문의약품(ETC)중에는 카나브 패밀리가 상반기 65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보령은 전문의약품 비중이 80%가 넘는다. 이중 카나브는 보령이 자체개발한 의약품으로 수익률이 약 40%에 달할 정도로 높다. 단일제뿐 아니라 지금까지 약 7종의 복합제를 선보이며 ‘패밀리’를 만들었다. 장두현 대표가 자가제품 확대에 공 들이는 이유다. 


내년 2월 카나브 단일제 특허만료가 예정돼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한다. 제네릭 출시에 따른 약가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보령은 그동안 카나브의 충분한 임상 결화를 활용하고, 다양한 복합제를 통해 형성한 패밀리 라인업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단일제의 제네릭의약품이 나와도 다양한 복합제를 갖춘 카나브에 비해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성장 동력인 항암분야 역시 2분기에만 매출액 364억원을 기록했다. 위드코로나로 재택치료가 늘며 용각산 등 일반의약품 판매가 늘었고, 수탁 매출도 성장했다. 장두현 대표는 부임 첫 해인 지난해에도 연간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갱신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보령제약→보령, 59년만에 사명 변경


보령은 올해들어 다시 한번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보령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보령제약 주식회사’에서 ‘주식회사 보령(Boryung Corp)’으로 변경했다. 무려 59년만의 사명 변경이다. 보령은 사명변경을 통해 변화하는 국내외 환경 속에서 제약 산업뿐 아니라 헬스케어 산업 전반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의 합류도 이어졌다. 이전 장두현 대표이사 단독체제에서 김정균 대표를 신규 선임해 각자 대표 체제를 이뤘다. 김정균 대표는 1985년생으로 장두현 대표보다도 젊다. 두 사람의 시너지가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보령 담당자는 “제약 총괄은 장두현 대표가 이어가되, 김정균 대표가 해외 투자나 신사업 발굴 등 분야를 지원하면서 장두현 대표가 사업 본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원진에도 젊은 피가 수혈됐다. 올 3월 이사진에 합류한 김성진 사내이사는 1987년생으로 임원 중 가장 젊다. 김성진 이사는 최고전략책임자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등기 임원 중에서도 김진이(1975년생) 개발전략실장 상무, 오은경(1974년) 임상전략실장 상무 등 40대 임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보령 관계자는 “장두현 대표이사가 지난해 부임 후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구성원들을 독려해온 것이 올해 호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며 “젊은 CEO답게 직원들과도 한 층을 쓰고 교류와 소통을 자주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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