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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물폭탄에 이수역 천장 ‘와르르’...안전예산 2000억 증액에도 왜?

- 7호선 이수역 천장 마감재 붕괴 영상 퍼져

- “매년 여름 안전관리 대비…예상 뛰어넘는 강수량으로 피해 발생”

  • 기사등록 2022-08-14 19: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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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기록적 폭우로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에서 발생한 천장 붕괴사고를 놓고 수방 시스템 관리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사장 김상범)는 2020년 안전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지난 8일 이수역 천장 붕괴를 비롯해 일부 노선에서 불편이 초래됐다. 


지난 8일 우수로 천장 마감재가 붕괴된 7호선 이수역. 천장에서 떨어진 마감재들이 한쪽에 정리돼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2020년 안전예산 계획안, 예산 2300억 추가했지만 '수방 하수·시설' 빠져


지난 8일 저녁 80년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동작구 시간당 강수량 136.5㎜)에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2호선 삼성∙사당∙선릉역, 3호선 대치역, 7호선 상도∙이수역 등에서도 누수 및 물이 차오르는 범람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7호선 이수역은 물이 새던 천장이 무너져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해당 마감재가 떨어진 위치에 이용객은 없어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당시 천장재 붕괴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급속도로 퍼졌다.  


서울 지하철의 대부분 구간(1~8호선, 일부 9호선)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은 서울교통공사이다. 


더밸류뉴스 취재 결과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20년 6월 안전예산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을 보면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예산 6600억원을 확보했다. 코로나19에도 23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전년비 50% 이상 증액한 예산이었다. 


그렇지만 이 계획안에는 수방∙하수 시설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이 계획안은 온전히 ‘안전’ 분야 예산으로 승강편의시설 예산은 별도로 편성됐다.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사옥 전경. [사진=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는 해당 예산을 기반으로 △신형 전동차 제작 △변전소, 전차선로 등 노후 시설 재투자 △구조물 내진보강 공사 △역사 환경 개선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안전투자는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포부를 밝혔으나 이번 기록적 폭우에 물이 범람하고 이수역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등 여전히 안전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2년(서울메트로 시절) △차수판(빗물이 역사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판) 강화 △지상 CCTV를 활용한 취약 지역 집중 모니터링 △수방훈련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하늘에 구멍 뚫려도 지하철에선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홍보 내용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사당역, 대치역 등 빗물 유입 위험이 높은 12개역 32개소에 차수판 높이를 인상하고, 9개역 21개소에 차수판을 추가로 설치했다. 그러나 이번 폭우에 역사 안으로 들이치는 빗물을 보면 여전히 지하철은 시민들을 우려하게 만드는 홍수∙범람의 취약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발생한 이수역 천장 마감재 붕괴 사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하철 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퇴근시간대에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던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범람으로 인해 바지가 온통 젖는 것은 다반사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침수로 인해 열차가 지나가지 않거나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데 역사내 방송이 잘 나오지 않아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는 불편함을 전했다. 


뉴스를 통해 이수역 천장 사고를 본 B씨는 “아무리 역대급 폭우라고 해도 천장재가 떨어진 것은 의문”이라며 “해당 자리에 승객이라도 있었으면 바로 인명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아찔한 심정을 표현했다.


◆"역대급 폭우에 노면수 무게로 마감재 떨어져... 복구 진행중"


이와 관련 서울교통공사측은 "2020년 발표된 안전계획안은 당시 이슈가 됐던 노후차량 교체 등 특정 사안을 위주로 보도했을 뿐 매년 수방∙하수 시스템에 필요한 예산과 점검을 이상 없이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침수 방지 차수판∙차수문 등은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서 설치했으며 매년 여름철 장마가 오기전에 설비를 점검하고, 침수 경력이 있는 곳은 서울시와 함께 특별 관리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은 역대급 폭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천장 마감재 사고가 발생한 이수역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동작구)에서 비가 워낙 많이 내렸고 지하철역 특성상 흙이 섞인 노면수로 무게가 있어 마감재가 떨어졌다”며 “노면수 유입으로 천장재를 해제하고 복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천장재의 상태가 부실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서울시 수방 예산이 삭감되면서 서울시 산하 지방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도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로부터 일부 지원 등을 받긴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예산은 별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서울시 수방 예산 삭감과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8일 역대급 폭우에도 7호선 일부 노선 운행 중단(약 9분)과 무정차운행(신대방역, 이수역)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운행했다”며 "전 직원과 관리자들이 현장 복구를 최우선으로 삼고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구 작업을 진행한 후 수해 피해와 필요성 등을 검토해 부족한 점이 있다면 신속히 안전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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