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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메르세데스-벤츠 '클라인' CEO, '취임 2년' 경영능력·도덕성 빨간불...수입차 2위↓ - "전임 CEO와 달라진 게 없어... 배기가스 논란·고액배당 대책 답습"
  • 기사등록 2022-02-24 15: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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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취임 2년차를 맞은 토마스 클라인(Thomas Klein)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의 경영능력과 도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클라인 대표 취임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로부터 배기가스 저감 성능을 다르게 표시한 혐의가 인정돼 과징금 202억원을 부과 받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고가에 한국 시장에 차량을 판매하면서도 한국에서 벌어 들인 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본사에 보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토마스 클라인 대표이사는…  


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독일 베를린대 경영학과·라이프치히 경영대학원 벤츠 본사 상용차 부문 입사(1999) 독일 마인프랑켄 지역 승용차부문 총괄(2003~2013) 벤츠 남아프리카공화국 직영 유통망 매니징 디렉터(2014~2016) 벤츠 해외 지역 총괄팀(2017~2019) 메르세데스-벤츠 중동 대표이사(2019~2020)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2021년 1월~현재)  



◆올해 1월 수입차 판매량, BMW에 뒤져 2위


올해 1월 수입차 판매량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BMW코리아에 1위를 내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BMW코리아는 5550대를 판매해 메르세데스-벤츠(3405대)를 앞질렀다. 


클라인 대표의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메르세데스-밴츠 판매량을 살펴보면 하락 추세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클라인 대표 취임 이후 최고 판매량은 지난해 4월 8430대였는데, 지난달 1월 3405대는 이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40.39%).  



이 기간 수입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BMW코리아는 지난해 11월을 바닥으로 찍고 개선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가 2016년 이후 지켜온 '국내 수입차 1위' 기록을 클라인 대표가 올해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 과징금 200억 부과. "배기가스 성능 다르게 표시"


클라인 대표는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성능을 다르게 표시한 혐의가 인정돼 200억원대의 과징금도 부과받았다. 이달초 공정거래위원회는 디젤 승용차의 배출가스 저감 성능을 다르게 표시∙광고한 혐의로 벤츠코리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02억원을 부과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벤츠의 디젤 차량에는 극히 제한적인 인증시험환경이 아닌 일반 운전 상황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특정값에 도달하면 SCR(선택적촉매환원장치)의 요소수 분사량이 감소하도록 의도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설정해 놓았으며, 이를 숨기고 이론적 최대성능을 구현한다고 광고한 것은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고객을 기만해 광고를 해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배출가스 저감광고.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벤츠 코리아에게 배기가스 저감장치 불법조작 파문은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 2017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과 관련해 실라키스 전 사장을 호출했지만 실라키스 전 사장은 수술을 받고 입원했다며 출석을 피했다. 실라키스 전 사장은 지난 2020년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예고되자 애당초 일정보다 먼저 독일로 출장을 떠나 ‘도피성’ 출국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벤츠코리아는 10개월 사이에 4번이나 대표이사가 바뀌는 등 대혼란을 겪었다. 


이번 사안에 대해 벤츠 대응이 한국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벤츠는 이번 공정위의 판결에 “국내 승용차 주행의 90% 이상이 주행시작 후 30분 이내에 종료되므로 30분을 초과하는 주행을 일반적인 주행조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승용차 주행의 90% 이상이 30분 이내라는 주장은 한국의 차량 운전자 입장에서는 상식적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츠가 한국 시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거나, 그만큼 한국 시장을 가볍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라는 의견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국내 승용차 주행의 30분 이상이 하루 평균 400만건이 넘는다며 벤츠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순이익 최대 80% 배당으로 본사 송금


메르세데스-벤츠는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독일 본사에 송금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를 배당성향(배당액/순이익)으로 환산해보면 50%가 넘는 수치로 국내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 20%를 훌쩍 넘는다.  


지난 2020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당기순이익 처분 내역. [이미지=전자공시]

메르세데스-벤츠는 2020년에는 당기순이익 1289억원으로 전년비 9.41% 감소했음에도 순이익의 80%에 육박하는 1029억원을 배당금으로 본사에 보냈다. 벤츠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AG(51%)이다. 


고배당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보도자료를 내고 “2019년까지 6년간 301억원을 기부해 수입차 업체 기부 1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실제로 벤츠코리아 명의로 기부한 금액은 137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연간 기부금 36억원 역시 전년비 20% 증가하긴 했지만 매출액의 0.0067%, 당기순이익의 2.70%에 그쳐 사실상 ‘생색내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동종업계의 BMW코리아는 지난 2018년부터 배당을 하지 않고 꾸준히 국내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취임 2년차, "전임자 정책 답습"... 실적 개선·도덕성 회복 과제


클라인 대표는 메르세데스-벤츠 중동(Middle East)부문 CEO로 근무하다 지난해 1월 한국에 부임했다. 배기가스 불법조작 파문으로 CEO가 '디미트리 실리카스→뵨 하우버→김지섭'으로 교체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성골(聖骨) 출신 CEO'로 부임하면서 그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토마스 클라인 대표가 지난달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전략을 밝히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그렇지만 취임 2년차를 맞은 그의 앞에는 '실적 부진'과 '도덕성 빨간불'이라는 두 가지 도전이 놓여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클라인 대표가 배출가스 성능 조작, 고액 배당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부임했지만 전임자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달 신년 간담회에서 클라인 대표가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출시 예정인 전기 콘셉트카(콘셉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모델 차량이었다. 이어 그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지난해 성과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사회 공헌과 관련, "환경, 지역사회 등을 중심으로 ESG 경영에 집중하고 책임감있는 기업 시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알맹이없는 선언적 수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독일 베를린대를 다니던 1999년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벤츠 본사 상용차 부문 조직에 입사해 23년째 메르세데스-벤츠에 몸담고 있다.  


공정위의 배기가스 광고 조작 및 과징금과 관련,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당국에 협조해왔으며, 이번 사건 역시 당사의 입장을 앞서 공정위에 연락했다”며 “공식적인 서면 의결서를 받기 전, 구체적인 당사 입장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벤츠코리아의 한국 시장 재투자 미흡 논란과 관련해서는 “메르세데스-벤츠 AG의 정책에 따라 투자자 가치를 존중해 과거에도 본사 정책에 따른 배당을 유지해왔다”며 “배당금은 R&D(연구개발)에 투자되고 있다"고 밝혔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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