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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김홍국 하림 회장, '병아리 10마리'로 '재계 31위' 그룹... 신성장 날개는 -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청신호... 팬오션 등과 시너지 기대 - HMR(가정간편식), 글로벌 시장 성과도
  • 기사등록 2021-09-22 20: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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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해 하림을 연매출액 7조9000억원대의 재계 30위권 그룹으로 일궈냈다. 하림그룹은 전북 최대 기업이자 국내 축산 1위 기업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하림을 글로벌 푸드∙물류 기업으로 퀀텀 점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그간 숙원 사업이지만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보류돼왔던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파이시티) 부지 개발에 청신호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김홍국 회장은...


1957년 전북 익산 출생(64세). 이리농림고 졸업(1978). 호원대 경영학과 졸업(1998). 전북대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2004). 하림식품 대표이사(1986~1990). 한국계육협회 회장(1993~2003). 현 하림지주 대표이사 회장. 하림재단 이사장. 재경전북도민회장


◆'병아리 10마리'가 '재계 31위'로...


하림그룹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31위를 기록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한국의 재계 순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준으로 쓰인다. 지난해 27위 대비 4단계 하락했지만 자산총액은 1조304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54% 증가했다. 


계열사도 55곳으로 3개 늘었다. 세티, 비앤피, 푸른조경, JHJ, 하림푸드의 5개사를 신설 혹은 지분취득하고 포크랜드, 봉화제네틱스의 2개사를 매각 혹은 청산한 결과다. 하림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8950억원, 당기순이익 1200억원이었다. 


서울 신사동 하림그룹 본사. [사진=더밸류뉴스]

김홍국 회장의 성공 비결로는 섬세함과 치밀함이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림이 주력으로 영위하는 육계사업은 의외로 섬세한 관리가 중요한 데 김 회장의 섬세함이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무렵 하림이 운영하는 양계장의 닭들이 잇따라 폐사했다. 아무리 조사를 해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김 회장은 양계장 관리자에게 "양계장에 들어가 닭들이 실제 움직이는 공간인 바닥에 직접 누워 온도를 체크해봐라"라고 조언했다. 양계장 관리자가 바닥에 누워 온도를 체크하자 표준보다 고온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홍국 회장이 직접 병아리와 닭을 키워보면서 터득한 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1957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난 김홍국 회장은 유년 시절에 적지 않은 도전을 경험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돈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던 그는 11세에 병아리 10마리로 양계사업을 시작했다. 병아리를 닭으로 키워 40배에 달하는 돈을 벌었고 병아리 수를 늘려갔다. 그가 고등학생이 됐을때 닭의 수는 4000마리가 돼 있었다. 이후에는 닭과 함께 염소, 돼지 등도 키우며 사업을 넓혀갔다. 


1978년 18세이던 김홍국 회장은 자본금 4000만원으로 고향 전북 익산에 ‘황등농장’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닭값 폭락으로 황등농장을 포기하고 식품 기업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경험을 쌓은 김홍국 회장은 전재산을 털어 양계장을 인수했고 1986년 하림식품을 설립했다. 이후 하림은 사료, 유통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2003년에는 공장이 화재로 전소되고 조류 독감 유행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전화위복으로 만들었다. 하림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는 팬오션, 하림, 제일사료, 선진, 팜스코, 엔에스쇼핑 등이 있다. 


하림그룹 계열사 현황. 2020년 12월 기준. [자료=IBK투자증권]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청신호


최근 하림그룹은 숙원사업이던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파이시티)를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퀀텀점프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사진=하림]

2016년 하림그룹은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4525억원을 들여  9만1082㎡의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사들였지만 용적률 등을 두고 서울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개발이 연기돼왔다. 그렇지만 최근 감사원이 서울시가 하림그룹의 양재동 부지 개발 사업 인허가를 부당하게 지연시켰다며 하림의 손을 들어주면서 걸림돌이 해결됐다. 


하림그룹은 이 부지를 첨단 도시물류센터로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 농장에서 생산된 제품과 먹거리가 도심으로 바로 들어 올 수 있도록 물류 단계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하림그룹측은 "그간 밝힌 6대 기본구상을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6대 기본 구상이란 △배송포장 쓰레기 없는 물류 실현 △단지 내 음식물 쓰레기 100% 자원화 △탄소배출 없는 클린에너지 운송 △안전한일터, 질 좋은 일자리 창출 △최첨단 ICT가 집적화된 스마트 물류센터 운영 △도시와 농촌, 중소기업의 상생발전 가교를 말한다. 김홍국 회장도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가 세계적인 생활형 도시첨단물류를 갖추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신사동 하림 본사 사옥은 서울 강남구에 의해 '아름다운 건물'에 선정됐다. [사진=더밸류뉴스]

◆"도전정신·긍정적 마인드 가져야"... 올해 매출액 '8조+알파' 기대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개발이 성과를 낼 경우 하림그룹은 성장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양재동 화물터미널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하림 계열사로는 팬오션(해운), 엔에스쇼핑(홈쇼핑), 제일사료, 선진 등이 있다.


하림그룹의 또 다른 성장축은 HMR(가정간편식)사업과 글로벌 사업이다. 계열사 에이치에스푸드가 햇반·면류·육수·육가공 등 HMR 관련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난해 모두 준공하고 시험가동에 들어가면서 올해 상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HMR 사업은 1인 가구 증가, 코로나19로 촉발된 집콕족 증가 등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인 팜스코는 2017년 인도네시아 축산회사 수자야그룹의 사료 및 종계사업부문을 인수해 현지경영을 시작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하림지주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각각 8조1290억원, 3820억원, 191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5.3%, 7.9%, 9.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림지주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5919억원, 1697억원, 1286억원으로 전년비 29.48%, 71.24%, 72.39% 증가했다. 하림지주는 하림그룹 지주사로 2분기 말 기준 김홍국 회장이 최대주주(22.95%)다. 이어 한국인베스트먼트(20.25%), 올품(4.36%) 등 순이다. 그룹 주력 자회사인 하림의 경우 하림지주(57.37%)가 최대주주이고, 김홍국 회장이 1.23%를 보유 중이다.


하림지주 연간 매출액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자수성가형 기업인답게 김홍국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긍정적 마음가짐과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4년 프랑스에서 경매소에서 열린 나폴레옹 모자 경매에 참여해 나폴레옹 1세가 직접 썼던 이각 모자를 188만4천유로(25억8400만 원)에 낙찰받기도 했다. 우오현 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과 유년시절 양계업 동료로 친분이 깊다. 


김홍국(왼쪽)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하림사무소에서  축산업 경쟁력 강화 및 사업 시너지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ㄱ;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농협경제지주] 

하림그룹 관계자는 "닭고기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육계 시세가 올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며 "올해 7, 8월에는 육계 가격이 더 올라 3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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