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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40대 CEO' 등장...장두현 단독CEO, 변화·혁신 예고

- 해외 사업 경력 바탕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전망

  • 기사등록 2021-09-09 18: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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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보령제약에 40대 CEO가 등장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안재현, 이삼수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장두현(45)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장두현 신임 대표이사는 1976년생으로 보령제약 58년 역사상 가장 나이가 젊다. 안재현, 이삼수 전 CEO가 50대 후반에 선임된 점을 감안하면 1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또, 보령제약 임원진 중에서도 최연소로 뽑힌다. 대표이사를 제외한 임원진 중에서 가장 젊은 김기덕 상무(1972년생)보다 젊다. 


보수적 문화를 가진 제약업계에서 40대 CEO를 찾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오너가(家)도 아니면서 최고위 직책인 전문경영인이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장두현 보령제약 신임 대표이사. [사진=보령제약] 

◆글로벌 경영 강화... 오리지날 의약품 인수 추진


장두현 신임 대표이사는 2014년 보령제약의 사실상 지주사인 보령홀딩스에 입사해 6년동안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다. 이후 2019년 보령제약 운영총괄(COO) 전무를 지낸 뒤 올해 1월 경영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보령제약은 이번 대표이사 변경을 "중장기 경영전략과 경영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선제적인 차원에서 결정된 인사 변경"이라며 "기존의 안재현, 이삼수 공동대표이사 역시 완전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신설된 최고경영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아 회사의 경영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안정적인 리더십과 젊은 리더십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두현 대표는 ‘해외통’으로 불린다. 보령제약 입사전 CJ그룹에서 해외 사업을 이끌었다. 미국 미시건대 경제학∙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CJ그룹 경영전략실, 미주법인 기획팀, 회장실 전략팀을 거쳤고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CJ대한통운 해외사업 기획관리 담당을 맡았다. 


장두현 대표는 LBA인수, 바이오벤처 발굴 등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BA(Legacy Brands Acquisition)란 특허 만료 후에도 일정 수준의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의약품 인수를 말한다. 통상 진행하는 ‘판매권 인수’와는 다른 개념으로 판매권뿐아니라 생산권, 허가권 등 제품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가져온다. 대표적으로는 항암제 등 특화의약품이 꼽힌다. LBA는 해외에서는 종종 발생하지만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다.  투입 자금은 약 700억원 규모로 해당 자금은 지난 6월 발행한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로부터 항암제 ‘젬자’와 관련된 국내 모든 권리를 샀다. 이후 젬자는 국내 매출액 124억원으로 블록버스터(매출액 100억원 이상) 의약품 반열에 올랐다. 젬자 인수 후 보령제약의 만족도도 높았다. 


보령제약의 젬자. [사진=보령제약]

LBA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는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상이 뽑힌다. 해당 제품에 대한 사실상 모든 권리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경험이 중요하다. 보령제약은 장 신임 대표의 해외 비즈니스 경력을 토대로 원활한 LBA 진행은 물론 향후 해외 진출까지 기대하고 있다. 보령제약 담당자는 "LBA를 통해 매출의 안정적인 성장은 물론 장기적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현재 여러 곳의 글로벌 제약사와 항암제를 포함한 3개 품목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보령제약이 개발중인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수출에서도 장 대표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령제약은 최근 8월 중국기업 ‘시노팜’과 약 1000억원 규모의 제산제 ‘겔포스(중국제품명 포스겔)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장 대표는 해외펀드 투자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중책도 맡게된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미국 설립 자회사 하얀헬스네크웍스가 운영중인 헬스케어펀드 ‘하얀1, 엘.피(Hayan I, L.P)에 240억원을 투자했다. 미국 펀드 투자를 통해 글로벌 투자 기회를 엿보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운용사인 블랙스톤(The BlackStone)의 헬스케어 펀드 ‘블랙스톤라이프사이언스 펀드’에도 출자를 진행해 헬스케어 부문 간접투자를 진행하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안재현(왼쪽) 당시 보령제약 대표이사가 공동 투자 및 독점 판매 계약식을 갖고 김태규 바이젠셀 대표이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보령제약]

이러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제 2, 3의 바이젠셀도 발굴할 예정이다. 바이젠셀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 기업으로 보령제약이 2016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라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 8월 25일에는 기술특례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약 5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령제약의 투자와 운영자금 확보 움직임에도 장 대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5월과 6월 최대주주사인 보령홀딩스를 대상으로 한 400억 규모의 유상증자와 무보증 사채발행, 그리고 올해 진행된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 최근 1년 사이에 2000억원이 넘는 큰 규모다. 장 대표는 미국의 다국적 복합 지주회사이자 최대통신 기업인 AT&T(American Telephone and Telegraph Company) 재무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와 시너지 기대


오너 3세 김정균(36) 보령홀딩스 대표와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정균 대표는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 회장의 장남이다.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

장두현 대표이사 부임으로 보령제약 내부에서도 변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통상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진행되는 임원 인사가 관심사다. 분위기가 한층 젊게 바뀐 만큼 나이가 경력보다는 실적이 중요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재 육성, 업무 성과 중심의 인사평가 등 최근의 화두인 '소통'과 '공정'의 가치 역시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장두현 대표이사는 평소 막내직원들과도 수평적으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현 전 대표이사는 이삼수 전 대표이사와 함께 보령제약을 이끌어 2019년 창사 이래 첫 매출 50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 5619억원으로 전년비 7.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00억원을 달성했다. 또 바이젠셀을 자회사로 편입해 상장까지 성공시켰다. 장두현 신임 대표이사로서는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보령제약 측은 "장두현 대표이사는 조직을 충분히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올해 하반기 전문의약품 사업 강화를 토대로 연매출 6000억원 돌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항암제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포토폴리오를 확대하고 오픈이노베이션도 강화하며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한층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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