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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속사정

- 알고보니 삼성전자 배당금 8000억

- 이르면 올 8월 즉시연금 소송 결과 나와... 미지급금 업계 최대

- 자산운용전문가... 해외 투자에서 돌파구

  • 기사등록 2021-06-10 20: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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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차예지 기자]

'국내 1위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이 역대급 실적을 내놓았다그러나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출신으로 삼성생명 수장 자리에까지 오른 전영묵 사장의 올해 '취임 2년차'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올 하반기 삼성생명 실적을 갉아먹을 수 있는 대형 악재인 즉시연금 소송 판결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전영묵 사장은...


현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1964년생(57).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2015년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부사장. 2018년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20203월 삼성생명 대표이사 취임

 


◆교보생명 즉시연금 소송 패소... 삼성생명 긴장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역대급이었다삼성생명의 2021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8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3.2% 급증했다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3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6.2% 늘었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삼성전자로부터 약 8000억원 규모의 특별 배당금을 받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을 8.51% 갖고 있다. 주가상승으로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을 판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보험사가 쌓아야하는 차액을 말한다.


삼성생명 1분기 실적. [자료=삼성생명 홈페이지]

어찌됐든 실적은 잘 나왔지만 삼성생명에는 태풍의 눈 즉시연금 소송 결과가 남아있다법조계에서는 즉시연금 공동 소송 1심 결과가 이르면 올 8월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즉시연금은 보험 가입 시 보험료 전액을 한번에 내면 다음달부터 연금처럼 보험금이 매달 지급되는 상품이다이 상품은 일반적인 연금과 달리 보험금이 가입 후 빠른 시일내에 지급되고 10년 이상 가입 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돼 인기를 끌었다그러나 가입자들은 매달 지급하는 보험료에서 일부(사업비 등)를 차감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연금액이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명보험사 '빅3' 교보생명이 즉시연금 소송에서 패소해 삼성생명의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앞서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도 즉시연금 소송에서 패소했다삼성생명의 약관은 패소한 동양생명과 유사해 법원 판결 결과가 주목된다삼성생명의 미지급금은 4300억원에 달해 생보 업계에서 가장 많다


인생맞춤 인생보험을 콘셉트로 한 삼성생명 광고. [이미지=삼성생명 유튜브]

삼성생명의 '뇌관'은 이것만이 아니다삼성생명은 요양병원 암환자 다수에게 보험금을 주지 않아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았다이 처분이 확정되면 삼성생명은 향후 1년간 감독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다


요양병원 입원은 약관상 암의 직접 치료에 대해서만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한다는 게 삼성생명 측 주장이다대법원에서는 지난해 9월 같은 사안에서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그러나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윈원회는 삼성생명에게 기관경고’ 징계를 내리며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계 처분은 제재심 결정 이후 금감원장 결재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확정된다다만 징계 처분 이후 반년이 더 지난 현재까지도 금융위는 제재수위를 정하지 않고 있다.


전영묵 사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핵심 경영지표로 '상생·도전·소통·가치·도전·정도'를 제시했으며 그중 소비자와 함께하는 '상생의 길'을 최우선으로 꼽은 바 있다. 그는 "소비자 권익을 되찾아 주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혁신적인 상품과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평가사이트 블라인드의 삼성생명 리뷰. [이미지=블라인드]

◆해외 투자로 돌파구 시도... 英 자산운용사 지분 인수


전 사장은 자산운용업계 전문가 출신답게 해외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줄곧 투자업무에 종사한 전 사장은 삼성 금융계열사 내 자산운용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전 사장은 앞서 삼성자산운용에서 장기연금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혁신적인 투자상품을 출시, 업계 1위 자리를 확실히 다지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전 사장은 해외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률이 정체된 삼성생명의 돌파구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 삼성생명은 총자산 300조원 이상인 국내 1위 보험사지만 전체 순이익의 국내 보험 기여도가 85%에 달한다. 


전영묵(오른쪽) 당시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지난해 1월 중국 심천거래소에서 진행된 상품선물지수펀드(ETF) 상장 기념식에서 장쥔홍 건신기금 총경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자산운용]

삼성생명은 영국 부동산 기업인 세빌스(Savills) 계열의 자산운용사인 세빌스IM의 지분 25%를 약 1000억원에 취득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세빌스는 세계 3대 부동산으로 꼽히는 대형 기업이다. 삼성생명은 세빌스 지분 인수를 통해 해외 유망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세빌스 지분 취득에는 금융당국의 승인심사가 필요해 삼성생명의 신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전영묵 사장은 지난 3월 자사주 2000주를 사는 등 삼성생명 주식을 총 8000주 매입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alltimehig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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