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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LG전자 권봉석 사장, 실적 신기록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 "보수적 기업 문화, 낮은 보수수준 개선해야" - MZ세대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해결 과제로...
  • 기사등록 2021-05-13 15: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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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민교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MC사업) 종료를 만장일치로 승인합니다. (그렇지만) 사업의 핵심 특허와 기술은 미래 준비 및 국가 경쟁력 관점에서 유지확보에 면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합니다."(2021년 4월 5일 LG전자 이사회 회의록)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가 '스마트폰없는 LG전자'를 이끄는 첫 CEO로서 어떤 행보를 보일 지에 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가 오는 7월 31일 스마트폰 생산∙판매를 종료하면 이 회사는 1995년 2월 '화통(話通)'이라는 이름으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개발한지 26년만에 휴대폰 사업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LG전자 최초이자 국내 최초의 휴대폰은 1998년 5월 '싸이언'이었다.



◆ '스마트폰없는 LG전자=가전회사'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 발표를 하자 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23분기(5년9개월) 연속 적자 사업부를 철수했으니 수익성이 개선되고 가전 사업에 집중해 성과를 낼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번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LG전자는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도전을 맞닥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 권봉석 사장은…


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1963년 부산 출생(58세). 대동고∙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헬싱키경제대학교 경영대학원(MBA). 1987년 LG전자(당시 금성사) 사업기획실 입사. 모니터사업부장, MC상품기획그룹장 전무, HE사업본부장 역임. 2019년 11월 LG전자 사장 선임. 



우선, '스마트폰없는 LG전자'는 쉽게 말하면 '가전 회사'로 남게 되는데, 더 이상 삼성전자와 '동급'으로 여겨지지 않게 된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LG전자의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가전(69.4%. TV포함), VS(전장. 12.2%), BS(비즈니스솔루션. 12.0%), MC(스마트폰. 6.5%)의 4대 부문으로 이뤄져 있고, 이 가운데 가전과 MC(스마트폰)의 양대 부문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여왔다. 그간 LG전자가 삼성전자와 비교되면서 분석 자료가 나왔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1년 1분기 기준. lG이노텍 제외.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렇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면 삼성전자와 겹치는 부문은 가전이 사실상 유일하다. 반도체(DS), 스마트폰(IM), 가전(CE), 전장(harman)의 4대 부문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LG전자는 '주요 경쟁사'가 아닌 것이다. LG전자 매출액(63조원)은 삼성전자 매출액(236조원)의 4분의 1에 불과하다(지난해 연결 기준). LG전자의 임원들 사이에서는 "내가 입사할 당시 S전자는 발 아래에 있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인사는 "그간 LG전자는 스마트폰에서 비롯되는 여러 상징성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졌다는 점을 권봉석 사장이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혁신 발목잡는 보수적 문화 개선해야" 과제도


스마트폰 철수를 가져온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LG전자의 기업문화 개선은 권봉석 사장의 과제로 지적된다. 


한때 노키아, 삼성전자와 더불어 '글로벌 피처폰 빅3'로 불리던 LG전자가 이번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결정을 내리게 된 원인으로 몇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7년 남용 당시 LG전자 부회장이 컨설팅사 맥킨지의 "스마트폰은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할 것"이라는 컨설팅을 받고 다가오는 스마트폰 시대 대응을 게을리 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시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 젖히자 남용 부회장은 맥킨지에 컨설팅을 의뢰했고, 맥킨지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제한적이므로 저가 노트북, 저가 휴대폰 등 신흥극 제품을 확대하라"고 권했다. 이후 10여년은 LG전자에게 '악몽'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는 LG의 '돌다리도 두드린다'는 보수적 기업 문화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인사는 "그간 비즈니스 역사를 바꾸는 고비마다 삼성전자가 100억원을 '내지르면' LG전자는 10억원을 지출해왔다. 이번 스마트폰 사업이 '매각' 이 아니라 '철수'로 정리된 것도 LG전자 기업문화의 결과"라고 언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애초에는 스마트폰 사업부 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베트남의 빈 그룹, 독일 폭스바겐, 페이스북, 구글과 협상했지만 연구개발, 특허권, 지식재산권을 제외한 공장 매각을 고집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하려면 과감하게 모두 팔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향후 LG전자가 스마트폰 비즈니스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자료=키움증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낮은 보수 불만, 사무직 노조 등장도


블라인드, 잡코리아를 비롯한 직장평가사이트에는 이같은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블라인드를 살펴보면 LG전자는 큰 조직으로서의 안정감은 강점으로 꼽히지만 ‘하향평준화가 된다’, ‘조직문화가 경직돼 있다’, ‘연봉이 적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체 평점은 1.9로 낮은 편에 속하며 특히 경영진 부문의 점수는 1.5점으로 가장 낮다.


[이미지=블라인드]

LG전자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는 국내 매출 3위를 기록했지만 LG전자 9년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5400만원으로 매출 상위 13개 기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권봉석 사장은 지난해 보수 17억9000만원(급여 14억6500만원, 상여금 3억2900만원)으로 LG 계열사 경영진 1위를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LG전자 사무직 직원을 대표하는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도 설립됐다. MZ세대가 주축이 되어 설립한 이번 노조는 연봉 인상안에 불만족한다며 사측에 재협상을 요구했다. 지난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교섭단체 분리신청 기각에 따라 임금 및 단체협상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것에 중앙노동위원회에 항소 예정이다. 건조기 리콜 배상, 청소기 과장광고, 곰팡이 정수기 논란도 일과성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 "MZ 세대 의견 귀기울여야"


권봉석 사장은 LG그룹에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더불어 '정시출퇴근(조기 출근, 조기 퇴근)하는 CEO'로 꼽힌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빌딩 출근보다는 경기 평택, 마곡을 더 자주 들른다는 점에서 현장을 중요시하는 '워커홀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LG전자의 현장은 평택, 마곡이 아니라 사무직원들이 근무하는 LG트윈타워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권봉석(오른쪽) LG전자 사장이 2019년 11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집무실에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LG전자]

권봉석 사장은 2019년 11월말 '세탁기 신화'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뒤를 이어 CEO에 선임됐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63조2620억원, 영업이익 3조1950억원, 당기순이익 2조638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하지만 삼성전자 매출액의 4분의 1이다. 


kmk2237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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