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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알면 초격차 보인다] ⑤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 미래 먹거리 '절반의 성공' - 글로벌 CMO 1위에는 성공 - 신약 개발 성공해야 진정한 '바이오 기업' 인정받아
  • 기사등록 2021-04-21 13: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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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삼성전자가 '분기(分期) 영업이익 9조원' 시대를 열면서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더 벌려놓았습니다. 이에 더밸류뉴스는 국내 1위, 글로벌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가 반도체, 스마트폰 등에서 만들어낸 '초격차' 현황과 여기에 도달하기까지의 시행착오와 도전 극복 과정을 분석하는 '삼전 알면 초격차 보인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초연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기업 경영자와 임직원들이 나만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제시하겠습니다]
[더밸류뉴스=김민교 기자]

"삼성에는 2개의 기업이 있을 뿐이다. 삼성전자(前者), 그리고 삼성후자(後者)가 그것이다."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을 매출액 순으로 나열해보면 이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2년 10월 베트남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236조8070억원)은 나머지 2~16위 계열사 매출액을 모두 합친 것(187조700억원) 보다 많다. 그냥 많은 게 아니라 50조원이나 많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매출액 순위. 2020년 K-IFRS 연결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렇지만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영원히 지금의 '주력사'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삼성그룹의 주력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끊임없이 변해왔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삼성에 막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근무희망 1순위는 삼성물산이었다.


향후 삼성그룹의 주력사는 어디가 될까? 


이 질문을 맞닥뜨릴 때 빠지지 않는 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SDI, 삼성전기와 더불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지게 될 계열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다. 뭐니뭐니해도 '바이오'라는 산업의 성장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삼성물산 등으로 이어지는 그간의 삼성 주력사들을 살펴보면 시장 규모(market size)와 성장성(growth rate)이 '첫째 요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 수뇌부는 진작부터 바이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바이오'는 고(故) 이건희 회장이 점찍은 5대 신수종 사업(태양전지, 자동차전지, LED, 바이오, 의료기기)과 이재용 부회장이 선정한 4대 신수종 사업(AI, 5G, 전장부품, 바이오) 가운데 유일하게 겹치는 산업이다. 


삼성은 2011년 4월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지금은 2021년 4월, 정확히 10년이 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의 미래 주력사가 되기 위한 조건을 확보했을까?   


삼성바이오로직스 창립 10주년 기념 조형물.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절반의 성공' 삼성바이오로직스... CMO는 1위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는 평가이다. 


'성공'의 관점에서 보자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1위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생산) 기업인 것은 맞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기업 빅3 중 생산능력 및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1공장(3만 L(리터)), 공장(15만4000L), 3공장(18만L)으로 현재 약 36만L의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30만L), 스위스의 론자(26만L)를 뛰어넘는다.


글로벌 CMO 기업 생산능력. [이미지=더밸류뉴스]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4공장은 1회 배양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25만6000L를 생산할 수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올해 45만L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잠시 1위 자리를 양보하더라도 다음해 62만L의 생산능력을 앞세워 1위 자리를 탈환하고 격차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실적. [이미지=더밸류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부터는 CDO(위탁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CDO사업 자체의 수익률도 높은데다 CDO를 CMO까지 연결시켜 사업 다각화와 성장을 목표한 것이다. CDO를 수주받으면 상업적 생산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CMO 수주 가능성이 높다.


인천 송도 삼성바이로로직스 제3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02%, 219.30% 증가한 수치로 기대치를 상회했다. 글로벌 CMO 1위 기업으로서 거둔 성적표인 셈이다. 


◆"신약 개발은 초격차의 필수 요건" 지적도 


그렇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은 여기까지이다. 엄밀히 말하면 삼성바이로로직스는 '위탁 생산' 1위 기업이며, '바이오 신약'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약을 개발해야 진정한 바이오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내 메이저 제약사의 한 임원은 "신약 개발은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은 대신 성공하면 큰 보상이 주어지는, 한마디로 고되고 어렵지만 바이오 기업이라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길을 아직 걷지 않고 있다. '꽃길'만 걸어온 셈이다. 제약바이오 종사자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진정한 바이오 기업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이 일관되게 신약 개발로 승부를 걷고 있는 것과 비교되기도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은 셀트리온과 계열사의 전체 매출액에 미치지 못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현재 항체 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영역을 세포·유전자 치료제, 백신 등 신약 부문으로까지 넓혀 미래 비전을 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신약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주주총회에서 경영 현황과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약 개발은 삼성그룹의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전자의 '초격차'를 이어받기 위해 어떤 행보를 취할지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kmk2237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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