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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알면 초격차 보인다] ③삼성전자, 혁신 거듭하는 '갤럭시 신화’ 비결 - 갤럭시S 출시 12년... 글로벌 스마트폰 1위 - '삼성전자의 뼈아픈 실패' 옴니아 역사도...
  • 기사등록 2021-04-14 20: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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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삼성전자가 '분기(分期) 영업이익 9조원' 시대를 열면서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더 벌려놓았습니다. 이에 더밸류뉴스는 국내 1위, 글로벌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가 반도체, 스마트폰 등에서 만들어낸 '초격차' 현황과 여기에 도달하기까지의 시행착오와 도전 극복 과정을 분석하는 '삼전 알면 초격차 보인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초연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기업 경영자와 임직원들이 나만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제시하겠습니다.]
[더밸류뉴스=김미성 기자]

“스마트폰은 더 이상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나가겠다.”


2010년 3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전시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이 "스마트폰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손에는 '갤럭시S'가 쥐어져 있었다. 지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원조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이 장면을 바라보는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회의적이고 냉소적이었다. 고개를 끄덕이기보다는 갸우뚱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2010년 3월 미국 라스베가스 전시장에서 갤럭시S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그럴 만도 했다. 


당시는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신종 휴대폰'(스마트폰이라고 한다) 아이폰에 전 세계인이 환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내놓으며 기존의 피처폰 사업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손안의 단말기'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폰은 기존의 피처폰 시장을 파죽지세로 잠식하고 있었다.  


피처폰으로 세계를 호령하던 노키아는 맥없이 무너지고 있었고, 삼성전자에도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신 스마트폰 버전(version) 갤럭시S로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열겠다고 선언하자 시장 반응이 당연히 회의적이었던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No.1 뒤에는 '글로벌 초격차'


그로부터 12년이 흘렀다. 

 

이제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23.1%)를 차지하고 있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이 포함된 IM(IT∙모바일) 부문 매출액은 29조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갤럭시S21은 1,100만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위 애플의 점유율은 22.2%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압도적 1위였던 애플을 따라잡은 것이다. 



글로벌 상위 3위 스마트폰 제조사 시장점유율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불과 12년 사이에 삼성전자는 무엇을 어떻게 했을까? 


이같은 점유율 1위의 밑바탕에는 경쟁제품 대비 '초격차'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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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개월만에 100만대가 팔린 최신기종 '갤럭시S21'은 역대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카메라에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포함해 ‘싱글테이크’, ‘디렉터스 뷰’, ‘8K 영상 촬영’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 S21의 카메라는 자동으로 3단계 프로세스를 구동한다. 촬영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는 한 개 이상의 렌즈로 사진 여러 장을 포착한다. 촬영이 끝나면 멀티 프레임 프로세싱을 통해 포착했던 여러 장의 사진을 한 장으로 결합해 밝기를 높이고 AI 이미지처리장치로 사진을 후보정해 노이즈를 줄이고 디테일을 미세하게 조정한다. 


'삼성전자 갤럭시21' 인포그래픽.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1은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최종 사진을 완성시킨다. 또 현재 실험단계에 있는 ‘지우개 기능’은 사진 속에 어울리지 않는 개체를 터치 한 번으로 선택해 지울 수 있다.

 '갤럭시S 21'의 지우개 기능. [사진=삼성전자]일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보안 기능과 관련, 독자적인 칩셋 레벨 보안 플랫폼인 ‘삼성 녹스 볼트’를 이용해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삼성 녹스 볼트는 기존 기능에 변조 방지 보안 메모리를 추가해 블록체인, 인증키, 암호 등을 보관한다. 사용자는 사진을 누군가에게 공유하기 전에 사진을 촬영한 위치 정보를 포함한 메타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시리즈 '갤럭시S'부터 혁신 시작


갤럭시S 시리즈는 출발부터 혁신의 연속이었다.


2010년 시장에 나온 갤럭시S 시리즈의 첫 주자 ‘갤럭시S’는 기존 MS(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계가 아닌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했고 500만 화소 카메라와 현존 최고 화질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초슬림 두께(9.9㎜)를 가진 갤럭시S는 당시 '스마트폰의 스탠다드'로 평가받았다. 당시 내세웠던 슬로건 ‘Super Smart(슈퍼 스마트)’를 실현한 것이다. 


이어 판매량 4000만대라는 역대급 기록을 세운 ‘갤럭시S2’는 ‘삼성의 실수이자 명작’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당시 가장 강력한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전작 대비 디스플레이 크기기 확장됐기 때문이다. 또, 처음으로 스마트폰에 플래시가 탑재됐다. 갤럭시S2는 고장도 잘 나지 않고 내부 기능이 좋아 다음 시리즈 사용 고객이 줄었다는 후문이 있다. '명작이자 실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갤럭시S6’에서는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는 ‘삼성페이’와 ‘무선 충전 기술’을  최초로 탑재했다.  이후 2017년 시장에 나온 ‘갤럭시S8’은 화면 비율과 베젤을 거의 없앴고 생체 인식 기술과 AI(인공지능) 음성 비서 ‘빅스비’를 도입했다. 또 AR(증강현실) 기술로 사용자와 닮은 아바타를 만드는 ‘AR이모지’ 기능과 집 안 기기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싱스’도 처음으로 탑재됐다. 



◆옴니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부끄러운 역사'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10년 3월, 고(故) 이건희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다. 비자금 사건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지 23개월 만이었다. 이 회장 복귀 이전에 시장에 내놓았던  삼성전자 최초의 스마트폰 ‘옴니아’는 단말기가 운영체제(OS)를 감당하지 못해 빚어내는 발열 현상과 사용화면이 검정화면으로 바뀌는 오작동으로 이용자 항의가 빗발쳤다. 고객들에게 단말기 1대당 20만원을 보상하기까지 했던 이른바 '옴니아 사태'는 삼성전자의 '부끄러운 역사'로 남아있다. 


삼성전자의 ‘옴니아2’.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이 옴니아폰의 뼈아픈 실패를 바탕으로 새롭게 내놓은 제품이 바로 앞서 언급한 갤럭시S였다. 신종균 부장이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처음 공개한 갤럭시S의 반응은 어땠을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 회장 복귀 후 이듬해인 2011년 삼성전자 갤럭시S는 1100만대가 팔리면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애플 아이폰을 눌렀다. 이후 갤럭시S2로 철옹성 같던 애플을 가볍게 제치고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삼성전자의 휴대폰 개발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를 찾아 ‘뒤엎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애니콜 화형식과 같은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휴대폰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보고 혁신을 주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옴니아’ 사용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를 철저히 분석했다. 옴니아를 아예 단종시키고 운영체제를 비롯해 모든 기능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 결과 내놓은 제품이 갤럭시S 시리즈였던 것이다. 삼성전자의 모든 역량이 단기간에 응집돼 탄생한 제품이 갤럭시S였던 것이다.  



[잠깐] 삼성 스마트폰의 운영체제 vs. '구글 안드로이드OS'


안드로이드OS를 만든 앤디 루빈은 당시 이 운영체제를 가지고 여러 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결국 구글이 인수해 오늘날 애플의 iOS를 대적할 만 한 강력한 운영체제가 됐다. 안드로이드OS는 로그인 한번으로 구글 플레이, 지메일, 크롬, 유튜브 등 구글에서 제공하는 모든 앱에서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또 오픈소스(무상으로 공개된 소스코드, 소프트웨어) 지향으로 많은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며 적용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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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이 운영체제를 놓치는 큰 실수를 저질렀고 삼성 역시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 당시 안드로이드OS는 개발 직후였기 때문에 완전한 모델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태였고 삼성은 자체OS인 '바다OS'를 개발 중이었다. 하지만 바다OS의 잦은 오류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안드로이드OS를 채택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별 시장점유율에서 안드로이드가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이 언젠가 운영체제로 인해 발목을 잡힐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다시 인텔과 함께 자체 OS인 '타이젠'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래리페이지 구글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타이젠 개발에 강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계속 개발을 시도하던 삼성은 결국 타이젠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사업을 사실상 접고 IoT(사물인터넷), 시계 및 생활가전의 전용 OS로 방향을 전환했다. 현재도 애플과 구글이 만들어놓은 운영체제의 생태계 양강체제가 지속 중이다.


kbg073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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