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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빼곡한 상점과 창 하나 없는 매장. 백화점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이다. 26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야심작인 ‘더현대 서울’이 오픈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매장 내부에 숲을 조성하고, 자연 채광을 볼 수 있게끔 천장에 유리창을 만든 신개념 백화점을 선보인 것이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이 정식 오픈했다. 지난 2011년 이후 10년만에 서울에 오픈한 신규 백화점이다. 더현대 서울은 도심 속 자연주의를 콘셉트로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한 국내 첫 자연친화형 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와 공간 구성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심신이 지친 고객들에게 삶의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더현대 서울은 지하 7층~지상 8층 규모로, 영업 면적만 8만9100㎡(2만7000평)에 달한다. 이는 서울 지역 백화점 중 가장 크다. 또, 지리적 위치나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서울의 한복판에 위치한 여의도는 광화문·강남과 함께 서울의 3대 도심 중 하나로, 대한민국 정치·금융의 허브이기도 하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정 회장은 더현대 서울에 ‘백화점’이라는 명사를 뺄 정도로 기존 백화점과 차별화를 주고자 했다. 보통 창이 없는 백화점과는 달리 더현대 서울은 모든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천장은 모두 유리로 제작됐으며, 채광을 위해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보이드, Void)을 도입했다. 


특히 1층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가 조성된 ‘워터폴 가든’이 있다. 아울러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Sounds Forest)’에는 천연 잔디, 30여 그루의 나무, 다양한 꽃 등으로 구성했다. 또한 백화점 내부 식물 99%가 생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기자가 이날 더현대 서울을 방문했을 때, 층마다 많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백화점을 찾은 박현제(가명) 씨는 “백화점 내부가 아니라 진짜 공원에 온 것 같다”라며 “오늘 햇빛이 좋아서 백화점이 아니라 나들이를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인공 폭포 ‘워터폴 가든’. [사진=더밸류뉴스]

또, ‘더현대 서울’에는 인지도가 높은 600여개 국내외 브랜드들로 채워졌다. 특히 해외·여성·남성패션·리빙 등 상품군 기준으로 층을 나눠 배치하던 기존 매장 구성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층을 각 테마에 맞춰 큐레이션 방식으로 배치했다. 


특히 H&M그룹(스웨덴) SPA 브랜드인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을 비롯해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번개장터)랩’, 서울 성수동의 문구 매장 ‘포인트오브뷰’ 등 국내 백화점에서 보기 힘든 매장들이 대거 입점했다. 아울러 식품관에 입점한 F&B(식음료) 브랜드 수는 총 90여개로, 기존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인 현대백화점 판교점보다 10여개 더 많다.


증권가에서도 더현대 서울의 흥행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픈 5년만에 1조원 매출을 달성한 것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집객 → ’프리미엄’ 중심 우량 브랜드 매출로의 구조를 성공적으로 정립했기 때문”이라며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이 판교점 이후 5년만에 출점하는 점포로, 올해 총매출액은 541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내부 길 안내 로봇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그러나 더현대 서울에 대해 두가지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먼저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이 입점하지 못한 것이다. 통상 백화점의 주력 매출이 이뤄지는 명품 라인업이 부족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루이비통 등 다수의 유명 명품 브랜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오픈 후에도 지속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의도는 오피스 상권으로 주말이면 평일 보다 유동 인구가 적다. 통상 백화점 매출은 주말이 평일보다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말에 여의도까지 올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만 현대백화점은 여의도라는 입지적 강점과 편리한 교통망 등을 바탕으로 서울 영등포구, 마포구 등부터 서울 및 수도권 전 지역 고객까지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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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2-26 16: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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