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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2. 전‧현직 한국도로공사 직원 모임 ‘도성회’, 국정감사 지적에도 아랑곳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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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1-26 15: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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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유신 기자]

“우리는 언론사와의 관계가 싫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친목 단체니까 정보 공개를 안하는 것” 


이는 ‘도성회’ 관련 취재 질문에 대한 관계자의 답변 내용이다. 더밸류뉴스는 도성회에 대해 그동안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는 사항이 현재 어떻게 개선이 됐는지를 알고자 연락을 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냉대뿐이었다. 


도성회는 한국도로공사의 퇴직자들이 만든 친목 단체로 알려졌으나 여러 차례 국정감사에서 현직 도로공사의 직원들이 회원 명부에 기재되어 있는 것이 확인돼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도로공사에서 특혜를 받으며 뒤에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세한 사실을 알고자 더밸류뉴스는 26일 도성회 서울사무국에 연락을 했으나 관계자가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어 정확한 답변들은 들을 수 없었다.


또한, 도성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고자 홈페이지를 찾아봤으나 여기에서는 오점록 도성회 회장의 인사말 빼고는 아무런 정보도 알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문의하자 관계자는 “우리는 친목단체니까 우리 회원들한테만 정보가 공유되며 외부인들은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설립목적이나 연혁 등의 기본적인 정보도 일반인이 볼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친목단체니까”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우리는 할 이야기가 없고 직접 찾아오던지 도로공사에 가서 이야기하라”라고 답변했다. 


오점록 도성회 회장. [사진=도성회 홈페이지 캡처]
앞서 도성회는 지난 2012년부터 여러 차례 다양한 문제점으로 인해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이명수 국민의힘(전 새누리당)의원은 “도성회가 출자한 기업인 한도산업(현 H&DE)이 잠정운영제도를 통해 일반운영기간 임대료의 5분의 2수준의 임대보증금만 내고 길게는 3년 이상 운영하면서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다”라며 “특히 당기순이익에 대한 23~77%의 높은 배당을 실시하면서 도성회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2014년 국감에서는 도성회의 회원이 도로공사 현직 직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나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도로공사 측으로부터 제출 받은 사단법인 도성회의 회원명부를 확인한 결과 준회원으로 현직 도로공사 직원들이 무려 1766명이나 가입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도 기준으로 도성회 회원 2231명 가운데 79.2% 달하는 수치다. 


아울러 강 의원은 “도성회는 퇴직자 단체가 아닌 사실상 현직 직원 모임”이라며 “도로공사 퇴직자만이 아닌 현직 도로공사 직원들이 단체를 만들어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를 비롯해 각종 고속도로 관련 사업 등 이권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강 의원은 이날 사단법인 도성회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사업은 물론 공기업인 도로공사로부터 각종 인쇄‧물품을 수의계약으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H&DE 회사 전경. [사진=H&DE 홈페이지 캡처]  
한편 도로공사가 이렇게 도성회에 수의계약을 통해 특혜를 주는 것을 지난 2015년에 감사원이 적발했다. 감사원은 도로공사가 5년(10~14년) 동안 2000만원 미만 인쇄물 509건 가운데 60%인 308건을 도성회와 수의계약 체결을 했고 이 가운데 3400만원 규모의 계약 10건은 퇴직자 단체와 수의계약이 금지된 2013년 8월 이후 체결돼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난을 받았다. 


이 외에도 감사원은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정보시스템 유지관리용역 사업수행능력 평가기준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정보시스템 유지관리용역 낙찰자 선정과정에서 기존 업체에 유리한 평가 기준을 마련해 기존 업체가 계속해 유지관리용역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도로공사의 부채 증가 이유에 도성회처럼 특정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했다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어 2017년 국감에서도 이러한 지적은 계속됐다. 당시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도성회가 1986년 자본금 5340만원 전액을 출자해 한도산업을 설립했고, 이 회사가 1988년 6월 만남의 광장 휴게소가 문을 연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간 계속 운영권을 독점해왔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퇴직자들이 관련 업체에 재취업해 원청으로부터 전관예우 특혜를 받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도로공사는 이런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공연히 전관예우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남의 광장 휴게소는 현재 H&DE(전 한도산업)라는 회사가 운영 중이다. 주 의원은 이에 대해 H&DE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사업을 통해 연 평균 13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지금가지 연 평균 순이익의 75%가 도성회의 배당금으로 지급됐는데 고속도로 알짜 휴게소‧주유소를 운영해 번 돈이 H&DE를 잠시 거쳐 도성회로 흘러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더밸류뉴스의 지속된 취재 질문에 도성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산하에 보면 친목단체가 많다”라며 “감사원이나 국세청의 친목 단체들을 먼저 취재하지 왜 도성회만 콕 집어서 하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무리 도성회가 친목단체라고 해도 설립목적과 연혁 그리고 조직도와 같은 간단한 정보조차 알 수 없게 만들어 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의구심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도성회는 친목단체라는 명분하에 조직의 간단한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선 의혹을 해소하고 개선할 의향이 있다면 그게 걸맞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yusin21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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