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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③“피라맥스 케냐 3상, 신풍제약과 완전히 독립적…연구 방향도 달라”

  • 기사등록 2021-01-15 10: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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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영진 기자]

지난 6일 신풍제약(019170)의 ‘피라맥스’가 아프리카 케냐에서 임상 3상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당시 신풍제약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케냐 3상에 대해 사측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에 현지 연구원을 취재한 결과, 케냐 3상은 신풍제약과 완전히 독립적이며 연구 방향도 다르다는 대답이 나와, 올바른 정보 전달의 필요성과 의무가 신풍제약에게 제기되는 상황이다.신풍제약 CI. [이미지=신풍제약 홈페이지 캡처]

제약기업 신풍제약이 자사 제품 피라맥스의 임상 시험에 대해 선택적으로 발언하고 있다. 7일 보도된 필리핀 임상 2/3상 승인의 경우 관계자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확인되나, 6일 발표된 케냐 3상의 경우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피라맥스의 남아공 임상 2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케냐 3상이 시작된 것으로 보아, 실질적으로는 임상 2상이 성공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허나 만약 그러기 위해선 신풍제약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문제는 케냐 3상 승인 사실에 대해 알고 있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더밸류뉴스가 서면 취재한 결과, 케냐 3상 현지 연구원은 “우리는 신풍제약과 함께 실험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고 있다”며 “연구결과의 분석과 해석에 있어서 신풍제약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피라맥스의 케냐 3상을 주관하는 ‘Feiko ter Kuile’ LSTM(리버풀대열대위생연구소) 교수는 “우리는 다른 출처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은 연구자 주도 임상”이라며 “신약개발을 위해 신풍제약과 피라맥스 제공 약정을 했을 뿐, 우리의 연구는 그들과 완전히 독립적”이라고 설명했다.

리버풀대 열대 위생 연구소(LSTM) CI. [이미지=LSTM 홈페이지 캡처]

일반적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은 기업의 이익과 무관한 학술적 성격의 연구 개념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동일 질병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 두 개 가운데 어느 것이 더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비교할 때, 제약기업의 사익과 무관하게 공익적 측면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일각에선 피라맥스 케냐 3상이 위 경우에 속한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케냐 3상에 대해 여러 언론들이 “피라맥스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효과 검증을 위해 진행되며, 코로나와 말라리아가 동시 감염된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고 부분적으로 밝힌 바 있으나, 연구자 주도 임상의 특징을 묵과했다는 분석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의 ‘Clinical Trials’ 세부 설명에 따르면 피라맥스의 케냐 3상은, 피라맥스의 주성분 ‘Pyronaridine-artesunate’와 현재 아프리카 말라리아 치료에서 우선적으로 쓰이고 있는 ‘Artemether-lumefantrine’의 효능을 비교하기 위함인 것으로 확인된다.


연구 배경에 대해 밝히며 케냐 3상 담당자는 “말라리아 감염이 코로나19를 얼마나 악화시키는지, 말라리아 치료가 코로나19 심각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며 “이를 위해 142명의 말라리아·코로나 동시 감염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된다”고 연구자 주도 임상 목적을 설명했다.


신풍제약의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 [사진=신풍제약 홈페이지 캡처]

이로 미루어보아, 케냐 3상 진입은 피라맥스가 항말라리아제로 일찍이 인정받아왔기 때문에 말라리아 및 코로나19 동시 감염자 주입이 즉시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남아공 2상과 필리핀 2/3상은 말라리아 약을 먹은 환자를 임상 대상자에서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다.


이에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 현황은 2상에 그친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물론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 효능은 현재 유의미한 결과값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상황이다. 다만 자사 제품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신풍제약의 태도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풍제약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계속된 요청에도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물론 케냐 3상 연구진이 밝힌 것처럼, 관련 없는 사안에 대해 발언을 하지 않을 의무는 존재한다. 다만 편향된 정보에 대해선 사측에 이익이 되는 보도라도 이를 바로잡을 의무 또한 존재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당시 고위 관계자가 밝힌 투자자 보호 목적을 감안하더라도 이것이 주가 방어 목적으로 비칠 수 있는 바, 회사의 정확한 입장 발표가 개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무분별한 기대감을 줄이고 오히려 신뢰를 쌓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클리니컬 트라이얼에는 협력자로 '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MMV와 한몸 격이라고 판단됩니다만, 이에 대해 현지 연구원이 "ShinPoong is providing Pyramax for the study, and we receive no other support from ShinPoong or MMV."라고 답해왔습니다. 이에 본 기자는 MMV와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 간에 오간 내용은 알지 못하는 바, MMV 관련 내용은 따로 명시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joyeongji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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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yeongjin2021-01-15 11:14:34

    안녕하세요 조영진 기자입니다. 클리니컬 트라이얼에는 협력자로 '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MMV와 한몸 격이라고 저 역시 판단했습니다만,

    현지 연구원의 답변이 "ShinPoong is providing Pyramax for the study, and we receive no other support from ShinPoong or MMV."라고 왔기 때문에, MMV와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 간에 오간 내용은 알지 못하는 바 따로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hellow2021-01-15 11:08:37

    다른 기초조사도 없이 쏟아내는 비난의 뉴스들만 보다 직접 알아보시고 작성하시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신풍제약 남아공 2상과 영국위생연구소 케냐 3상이 별도의 임상같아 보이지만,

    양쪽 모두의 후원단체인 MMV로 포커스를 맞춰보면 다른 관점에서 해석도 가능해보입니다.

    MMV는 말라리아의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 코로나19에 효과적인 의약품들의 보호를 각 국에 신청했다고 했었습니다.
    여기에,  피라맥스를 대처할 수 있는 다른 말라리아 치료제와 코로나19 치료제를 찾고 있는듯한 행동을 해왔습니다.

    신풍제약도 MMV의 후원을 받는 남아공2상에 대해선 보도자료를 띄우지 않지만, MMV의 후원이 없는 필리핀2/3상에 대해선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는걸 봤을땐, MMV의 후원을 받는 임상의 경우 비공개 협약이 있다는것에 개인적으로 동의하게 됩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한 탐사, MMV와 연결된 보도도 가능하시다면 요청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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