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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영진 기자]

11일 보령제약(003850)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한 증권사의 리포트가 개인의 매수세를 자극해 주가 반등을 견인했다고 주장하는데, 조사 결과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주가 폭등은 기관의 주도 아래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거래량 역시 기관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주요 거래기관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9시 20분경 보령제약의 주가 역시 하락세에 들어섰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건물. [사진=더밸류뉴스]

11일 보령제약의 주가가 전일비 29.97%(5950원) 상승한 2만58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목표주가 3만5000원이 제시된 보령제약 리포트, 보령제약 제품 용각산의 ‘코로나 예방·치료 소식’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용각산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식은 7일부터 보도됐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한 증권사가 11일 제시한 보령제약 리포트가 주가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허나 문제는 이날 리포트가 제시된 시각이 이른 아침이라는 점이다. 11일 오전 8시 15분 한 언론사가 이 리포트를 각색해 보도했을 만큼 매우 빠른 시점에 리포트가 제시돼, 오후 2시부터 폭등하기 시작한 보령제약의 주가 추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1일 보령제약 주가 추이. [이미지=키움증권 HTS 캡처]

일각에선 이번 상한가가 다른 원인에 의해 실현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 기대감에 근거한 리포트가 30% 주가 폭등을 견인하기엔 다소 힘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더밸류뉴스 조사 결과, 11일 보령제약의 거래량 폭증은 몇몇 기관이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보령제약 주식의 총 거래량은 약 1260만주인데, 이날 △신한금투 △한국투자 △미래대우 △NH투자 △삼성증권 △키움증권 총 6개 증권사의 체결량만 약 950만주로 집계됐다.


12일 거래량 추이 역시, 오전 10시 8분 기준 6개 증권사 합이 약 890만주를 기록하며 해당 시각 총 거래량 약 1140만주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


보령제약 11~12일 주요 거래기관 및 거래량. [이미지=더밸류뉴스(키움증권 자료)]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거래가 단지 거래량 부풀리기에 사용됐을 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11일과 12일 보령제약 주식의 거래 추이를 분석해보면 여러 기관들이 동 시간대에 사고 팔기를 반복하며 거래 집계량만 끌어올렸을 뿐, 실제 보유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15시 3분경 거래량 폭증으로 상한가 기록할 당시 기관들 체결량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키움증권 자료)]

이와 더불어 돌연 상한가를 기록한 11일 15시 3분경을 조사한 결과, 이 역시 주요 기관들의 거래량 폭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전 거래량 대비 최소 2.6배, 최대 4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거래량 폭증이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매수세에 휘말리게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12일 오전 9시경 미래대우 거래량 추이. [이미지=키움증권 HTS 캡처]

전일 주가 반등을 이끈 주요 거래기관들이 오전 11시 28분 현재 매도세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약 9만주, 미래대우는 약 19만주, NH투자 역시 약 19만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거래량이 집계되고 있다. 다만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매수세를 유지 중이다.


미래대우의 경우 9시 20분경부터 순매도세로 돌아섰는데, 공교롭게도 보령제약 주가는 12일 오전 9시 22분경 최고가(3만100원)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에 들어선 바 있다. 오전 11시 28분 현재 보령제약의 주가는 전일비 2.71%(700원) 하락한 2만5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 보호 등과 관련해 보령제약 측의 입장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수차례 연락이 닿지 않아 보령제약의 입장은 후속 취재에 반영할 방침이다.


joyeongji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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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1-12 11: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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