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내년 예정된 기업공개(IPO)의 준비작업으로 주관사 선정에 돌입했다. 내년 상장 최대어로 주목되는 만큼, 증권업계는 카카오뱅크의 IPO 주관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치룰 것으로 보인다. 타 핀테크사들의 상장 역시 줄지어 예고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4일까지 증권사들로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제안서를 접수 받았다.
증권사 총 12사가 입찰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KB증권 등이 숏리스트에 올랐다. 외국계 증권사는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일 카카오뱅크는 숏리스트에 오른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할 계획이다. PT 진행 이후 이달 중으로는 주관사 선정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장외시장에서 현재 8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정할 경우 총 29조5700억 원에 달한다. 반면 증권업계가 책정한 카카오뱅크의 몸값은 9~10조원 수준이다.
올해 공모주 열풍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내년 상장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IPO 주관사 자리를 둔 증권사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게임사 크래프톤의 주관사 선정을 위한 PT 당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이 참여했는데, 이들은 이번 카카오뱅크 PT에도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 측은 PT에서 증권사들의 이해 상충 문제 및 그동안의 주관 경력을 검토해 최종 주관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주관사로 최소 2~3사의 공동 주관을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앞서 상장한 계열사 카카오게임즈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 중에서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이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카카오뱅크의 경쟁사 네이버파이낸셜에 이미 투자했고,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각각 네이버, 케이뱅크와 인연이 깊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KB증권의 경우 KB국민은행과 같은 금융지주 소속이나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이며, 이미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페이의 주관사단으로 선정된 삼성증권도 유력한 주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4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대비 7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누적순이익으로는 859억원으로 전년비 4배 이상의 수익 성과를 냈다. 비대면 디지털 금융 추세로 인해 카카오뱅크의 향후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의 간편결제 서비스 계열사 카카오페이 역시 내년도 상장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토스증권과 토스뱅크의 출범을 예고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 플랫폼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2022~2023년에는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기반 핀테크사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고되며, 향후 금융권의 경쟁 구도는 큰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