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한항공, ‘빅딜’ 아시아나 인수 추진…새 국면 맞은 KCGI와 경쟁

- 산은 한진칼에 3자 배정 유상증자 후 한진칼 아시아나 지분 매수 유력

- 산은 한진칼 3대 주주 가능성에 3자연합 반발

  • 기사등록 2020-11-13 15:42:34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국내 1위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003490)이 2위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추진한다. 이에 향후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되면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탄생하는 것과 함께 글로벌 10위권 항공사로 발돋움 하게 된다. 다만 시장 독과점에 대한 논란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3자 연합의 반발, 인수 자본금 마련 등의 이유로 난관이 예상된다.


서울 강서구 하늘길 대한항공 본사. [사진=더밸류뉴스(대한항공 제공)]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이 무산된 지난달 이후부터 이동걸 산은 회장이 한진그룹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접촉해 이를 추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한진그룹이 산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180640)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산은에 주식을 주고, 그 대가로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 받는다. 


이후 한진칼이 이 자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성사되면 산은은 한진칼의 3대 주주가 되는데 향후 경영 사정이 나아지면 보유 주식을 다시 한진칼에 되팔 수 있다.


이에 정부 등 관계부처가 이번 인수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산은은 현산과 인수 무산 이후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했다. 


만약 이번 인수가 성공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클 전망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매출액(12조6834억원)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6조9658억원)을 더하면 19조6492억원에 달한다. 보유 항공기 수도 259대(대한항공 173대, 아시아나항공 86대)로 증가해 에어프랑스(225대) 등 경쟁사보다 많아져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중복 항공 노선 등을 단일화해 비용을 줄이는 등 효과도 낼 수 있다.


강성부(왼쪽) KCGI 대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더밸류뉴스]

그러나 대한항공이 넘어야 할 산은 높다. 먼저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업계 1, 2위의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여전히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3자연합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3자연합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강성부 펀드로 유명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한진칼의 최대 주주다. 3자연합은 한진칼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현재 47.71%를 보유하고 있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41.3%) 보다 6.41% 많다.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산은은 한진칼의 3대 주주가 되는데, 산은이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돼 3자연합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 된다. 이에 3자연합은 이르면 다음 주쯤 임시주총 소집을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산은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라며 반발했다.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또한 문제다. 금호산업(002990)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30.77%)은 유상증자를 통한 돈으로 인수할 수 있으나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 위기 탈피와 상반기 기준 2291%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조단위대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진칼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부족한 수준이다. 상반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은 2821억원에 불과하다. 1년 안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까지 합쳐도 4226억원 수준이다. 이에 산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를 위해 산은이 추가 지원하게 되도 문제가 발생한다. 특혜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산은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여러 옵션 중 하나로 검토 중이나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shs@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11-13 15:42:3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삼성SDS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