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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당선이 韓 경제에 미칠 영향···’B.I.D.E.N’

- 통상·유가·환율·산업·대북 등 경제 전방위 큰 변화 예고

  • 기사등록 2020-11-09 15: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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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미국 대선의 치열한 접전 속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백악관의 새로운 주인공이 됐다. 이에 따라 한국 역시 통상·유가·환율·산업·대북 등 경제 전방위에 걸쳐 큰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과 한미 관계. [사진=더밸류뉴스]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산업계와 분야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상의는 바이든 당선은 우리 경제 전방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에 대한 사전 준비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미지=더밸류뉴스(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상의는 바이든의 5개 알파벳 머리글자를 이용해 한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통상분야 미동맹국 연대 요구(Bond with Allies) △유가 상승(Increase in Oil prices) △달러화 가치 하락(Dollar decline) △친환경산업 성장(Eco-friendly Growth) △대북전략 변화(North Korea Policy Change) 5가지로 정리했다.


◆통상분야 미동맹국 연대 요구(Bond with Allies)


한국 경제 구조상 산업계는 무역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바이든 통상정책의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산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통상마찰의 불확실성이 줄면 해외 교역량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유무역 기조가 즉시 회복되진 않더라도 국제통상 질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마련되면 국내 수출업계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통상전략으로 ‘중국 압박’과 ‘다자협상’에 방점을 찍었다. 정혁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바이든 당선으로 미국은 인권·전략적 포용 외교로 회귀하고, 동맹과 연대를 통해 중국을 정치·경제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적극적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큰데, 이에 대중무역 비중이 큰 기업은 타격을 받을 수도 있어 무역다변화의 필요성이 더 시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자유무역 기조가 예전처럼 살아나지는 않더라도 국제무역 질서에 돌발변수가 발생할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국제무역이 전반적으로 재활성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형곤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바이든 역시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양자협상 전략을 벗어나 다자체제로의 전환을 꾀할 가능성이 높고, 그 일환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가입을 재추진할 경우 한국도 동참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이 경우 기존 회원국인 일본과의 협상이 걸림돌이 될 것이고, 타결 이후에는 대일 관세 인하로 무역적자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통적으로 환경·노동 이슈를 중시하는 미국 민주당 기조에 따라 해당 이슈들이 무역협상에 명시되면 국내 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 상승(Increase in Oil prices)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에 대비한 선제 대응의 필요성 역시 지적했다. 송의영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바이든이 셰일오일(셰일층 원유) 개발 규제와 친환경 에너지 투자 확대를 공약한 만큼 원유 공급이 줄어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미국-이란 간 핵 협상 재개에 따라 원유 공급이 증가하고 탄소 중립 프로젝트가 본격 이행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영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유가 상승에 따라 업종별 명암이 갈릴 수 있어 호재·악재 여부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기업들은 공급선 확보 및 저효율 설비 교체 등 사전 대응 노력이 필요하고, 국가 차원에서는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 유가 상승 수혜국의 경제력과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경제외교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달러화 가치 하락(Dollar decline)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바이든이 공약한 적극적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면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 내 달러공급이 더 늘게 된다. 또한 대중관세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며 금융·외환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위안화를 포함한 아시아·신흥국 통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9월 3일 달러당 최고 1190원을 기록하던 원·달러 환율은 바이든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크게 떨어졌고, 이날 기준으로 최저 1112.80원을 경신했다.


신현한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은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내년 경영전략과 수출·조달 전략을 세우는 한편 디자인·품질 향상, 신기술·신제품 개발 등 비가격경쟁력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친환경산업 성장(Eco-friendly Growth)


바이든 정부 등장에 따른 최대 관심사는 친환경산업의 성장이다.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4년간 2조 달러를 풀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업계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종호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에너지·환경 부문의 미국 시장이 확대되며 국내 기업의 사업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태양광과 풍력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국내 그린 뉴딜 정책과 연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산업계의 발 빠른 대응도 제시했다. 홍 자문위원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RE100이 글로벌 뉴노멀(새 표준)이 되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세가 도입되면 사실상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국내 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북전략 변화(North Korea Policy Change)


끝으로 미국 대북정책의 전면적 변화를 예상했다. 양문수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톱 다운(Top-down)’ 방식의 직접협상보다는 실무차원에서 세부사항을 논의한 후 정상 간에 최종 합의하는 ‘바텀 업(Bottom-up)’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병연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대북정책 라인 구성과 협상 개시 준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북한과의 협상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는 김정은이 원하는 협상 시기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 지연에 대한 북한의 불만이 도발로 표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정철 대한상의 자문위원은 “미국이 새 정책 관료를 임명하고 대북정책 검토를 진행하는 내년 7월까지의 ‘선의의 무시’ 기간 동안, 정책 공백에 대한 불만으로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한국 금융·외환시장의 불안과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한국정부가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선제적인 평화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바이든 당선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 감소와 글로벌 교역량 증가 전망은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기회 요인인 것은 맞지만, 유가와 환율의 향방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 및 거시·금융지표 추이를 면밀히 분석해 이에 맞는 대응 전략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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