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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證 '옵티머스 피해 보상금', 사실상 '무이자 대출' 논란...국감,정대표 '사태 개입' 의혹 밝혀

- '긴급 유동성 자금' 형태로 선지급 후 '사후정산'...NH투자증권, 집단소송에 '불리'

  • 기사등록 2020-11-01 07: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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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이 '회수불능'으로 '증발'해버린 '역대 미스터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PEF) 사태' 피해자들은 최근 이 펀드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예고했다. 지난 8월 NH투자증권이 여타 증권사와 달리, 피해보상을 ‘긴급 유동성 자금’ 형태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유동성 자금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한 배상비율보다 비율이 낮을 경우, 피해자들은 나머지 비율에 대한 금액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사실상 ‘무이자 대출’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NH투자증권의 집단소송에서 '불리한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옵티머스 사태 개입 의심을 받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 피해보상금은 펀드 가입 규모에 따라 30~70%로 차등해 선지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의 '긴급 유동성 자금'은 사후 정산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배상비율에 따른 환급도 발생한다. 이로 인해 사실상 선지급 형식의 '무이자' 대출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타사와 달리 상장사이기 때문에 법적 책임이 객관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상할 경우, 주주로부터 소송이 제기되거나 경영진의 배임이슈 발생 소지가 있어 상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의 신용도나 기타 대출에 영향이 없으므로 무이자 대출이란 표현에는 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NH투자증권이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펀드로 소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남편의 재산을 투자하거나 자식의 결혼자금을 펀드에 넣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피해자도 적지 않았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의 개인투자자 판매액 중 70대 이상이 697억원(29.0%)으로 가장 많으며, 60대가 591억원(24.6%) 50대가 657억원(27.3%)이 뒤를 이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와 공공기관도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5억원을 투자했으며 공공기관인 한국전력(10억원)과 한국마사회(20억원), 한국농어촌공사(30억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공공기관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태 관련 의혹으로 국회에서 질타를 받았다.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상품 판매 결정 과정이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옵티머스 상품을 접하게 된 경위를 추궁했다. 이에 정 사장은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으로부터 지난해 4월에 전화가 걸려왔고, 금융상품 판매 관련 담당자를 소개해달라고 부탁받았다”며 “상품 담당자에게 옵티머스 측을 한번 접촉해보라고 메모를 넘긴 적이 있지만, 부하 직원에게 지시나 영향력 행사를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정 사장은 그동안 옵티머스 관계자와의 연관 가능성을 부인했다가 이번 국감에서 이를 뒤집었다. 정 사장은 그동안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와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를 만난 적은 있지만, 펀드 판매 건과는 무관한 자리였다는 입장을 유지해 본인의 관련성을 부인해 왔지만 이는 '거짓'이었음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비자금 명목으로 200억원을 조성해 부동산 개발업체의 수익권을 확보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자금 추적에 나섰다.


김 대표가 수익권을 얻은 업체는 인천 영흥도에 리조트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군인공제회 자회사들이 각각 시공사와 신탁사로 참여했다. 옵티머스 고문으로 활동한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김 대표를 연결해준 인물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증권사다.


수사팀은 옵티머스가 펀드 사기로 가로챈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creator2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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