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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LG화학∙SK이노’ 배터리 판결 또 연기…왜? - 12월 10일로…소송 결과 미 경제 미칠 영향 크다 판단
  • 기사등록 2020-10-27 13: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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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일을 12월로 다시 한번 미뤘다. 앞서 ITC는 판결을 두 차례나 연기한 바 있어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종 결론까지 약 한달 반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어 소송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커진 양측이 판결 전 협의를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각) 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12월 10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이달 5일로 예정됐던 최종 결정일을 이날로 미룬 데 이어 재차 연기한 것이다. 약 6주간 더 연기가 됐음에도 ITC는 배경, 이유 등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ITC가 두 차례에 걸쳐 두 달 넘게 판결을 연기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미지=더밸류뉴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4월 ITC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직원을 대규모로 빼앗아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후 ITC는 올해 2월 예비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를 결정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즉각 이의를 제기하며 ITC에 재검토를 요청했고 ITC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ITC의 예비 결정이 뒤집힌 전례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LG화학이 승소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있다. 다만 ITC가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두 차례나 판결을 미룬 것은 이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 직원들이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보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LG화학 제공)]

ITC의 연기 이유로는 최근 미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일정이 연기됐을 가능성이 점쳐졌다. 또한 이번 소송의 중대성을 감안해 ITC가 판결을 미뤘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최종 판결 시점이 11월 3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 이후로 정해진 것에 따라 정치적인 논란까지 불거졌다. LG화학은 GM과 함께 미 오하이오주에, SK이노베이션은 약 2조원을 투입해 조지아주에 각각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지역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에 승리한 지역이지만 올해 대선 여론조사에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C의 결정에 따라 해당 지역들의 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최종 판결 일정을 미룬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SK이노베이션 제공)]

이번 ITC의 결정 연기로 45일간의 시간이 주어진 만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합의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양사가 지출한 소송 비용은 약 8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막대한 소송비용과 함께 장기전으로 접어든 배터리 공방에 양측의 피로도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양측은 이번 판결 연기 이후 각자 입장문을 내고 향후 소송에 성실하게 임하면서도 합의를 위해 서로 대화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판결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하겠다"며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화학 또한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며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사가 약 1년 6개월 간 소송전을 이어온 만큼 협상이 잘 타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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