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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결제원, 옵티머스 공공채권투자 '위조' 확인 않고 '인증' 서류발급해 사태를 '확산'
  • 기사등록 2020-10-25 09: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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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이른바 '폰지' 사기 형태의 '라스'(라임과 옵티머스) 대형금융사기사건은 일차적으로 펀드 내부의 '자전거래'를 허용해 사기의 '문'을 열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더 나아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의 경우 아예 공공기관의 문서와 직인을 '위조'해 공공채권 투자를 가장, 범죄의 노골적인 '의지'를 드러낸 형태로 발전한다. 이런게 가능했던 데는 관련 검열기관들의 안일한 '무사 통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일 국감에 출석한 이명호 예탁원 사장 [사진=더밸류뉴스]25일 검찰과 국감 등에 따르면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공범들은 애초부터 '거짓말'로 대담한 사기극을 기획했다. 김 대표는 우선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의 확정매출채권(이하 채권)에 투자한다는 명목의 펀드를 만들었다. 그런데 사실 이 채권은 특별한 조건을 갖추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양수도', 쉽게 말해 권리를 넘겨주거나 받는 거래가 불가능한 채권이다. 김 대표도 물론 정상적인 방법으론 양수가 불가능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이 채권을 마치 양수한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를 중심으로 옵티머스의 2대 주주이자 STX건설 영업이사였던 이동열씨, 변호사이기도 한 윤석호 이사 그리고 옵티머스 자산관리팀장 송모씨 등 공범들이 각자 역할을 분담한다.


역할별로 보면 이씨는 자신이 STX 건설 이사인 점을 이용해 이 건설사의 채권을 적법하게 양수한 것처럼 꾸민 '허위' 채권 양수도 계약서를 스스로 만들고 지급받았다. 변호사인 윤 이사는 이 전반의 과정에 "어떠한 법리적 문제도 없다"는 허위 법률 검토 문건을 만드는 등 법적 문제를 담당하고 송 팀장은 전반적인 펀드 운용 실무를 맡기로 한다.


이어 판매사들에 이 펀드를 판매하기 전 한국예탁결제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요구에 따라 실체 없는 비상장회사의 사모사채를 안정성 있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바꿔준다. 즉,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했다는걸 증빙하는 사무 처리를 맡은 예탁결제원은 확인도 안 하고 ‘이 펀드는 매출채권에 투자한 게 맞다’는 서류를 내준 셈이다. 이게 '화'를 키운 것이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20일 펀드별 자산 명세서와 옵티머스 측이 예탁원에 요청한 이메일을 입수해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4월 11일부터 올해 5월 21일까지 비상장회사인 라피크, 씨피엔에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등의 사모사채를 부산항만공사, 한국토지주택 매출채권 등으로 종목명을 바꿔 자산명세서에 기재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 측의 요청이 있었고, 옵티머스 측이 예탁원에 보낸 이메일에 '사무사채 인수계약서'가 첨부됐음에도 예탁원은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강 의원의 설명이다.


이들 사모사채 관련 회사는 옵티머스 임원들이 관리해왔다.


심지어 금융감독원이 서면검사를 벌이던 5월 21일에도 예탁원은 옵티머스 측의 요청으로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등록했다.


이와 관련해 예탁원 측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예탁원은 기준가격만 산정하는 회사"라며 "종목명에 대해 옵티머스 담당자에 확인했으나, 매출채권과 사모사채에 모두 투자하는 중층투자 구조 형식이라는 설명을 듣고 입력을 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creator2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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