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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422억원’ 사모펀드 환매 연기...제2 옵티머스 될라 - 홍콩 무역업체, 코로나19로 유동성 공급에 차질 생겨
  • 기사등록 2020-10-16 13: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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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허동규 기자]

“라임 사태를 보면서 저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어요. 환매 연기 통보를 받은 뒤 너무 불안하고 회사 측에서 확실히 현재 어떤 상황이라고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반 년 전 삼성생명(032830)이 판매한 사모펀드에 투자했던 김동욱(가명 35세)씨의 말이다. 최근 삼성생명이 판매한 사모펀드에서 환매 연기가 발생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이 만기일이었지만 투자금 422억원은 아직 투자자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 삼성생명 사옥. [사진=더밸류뉴스(삼성생명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퍼시픽브릿지 골드인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 투자자들에게 환매를 늦춘다고 전일 밝혔다. 이 상품은 만기 7개월짜리 상품이다. 


삼성생명은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으로부터 상환이 연기됐다는 공문을 받고 향후 운용사를 통해 홍콩 현지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펀드는 홍콩 소재 투자 자문사가 운용하는 ‘유니버스 인컴 빌더(UIB)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기초자산인 UIB 펀드는 금 실물을 거래하는 무역 업체에 자금을 대출해주고 이자 수익을 받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정이 어려워진 무역 업체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이에 투자한 상품들도 잇따라 투자금 상환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이전에도 홍콩의 무역금융펀드로 골머리가 아팠던 경험이 있다. 지난 8월 기초자산이 UIB 펀드인 ‘유니버설 인컴 빌더 펀드 링크트 파생결합증권’의 상환이 연기된 것이다. 삼성생명은 530억원어치를 팔았는데 지난달 투자자에게 투자액의 5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상환 연기된 두 상품은 흡사한 점이 많다. 둘 다 금 수출업자가 금을 사고 팔 때 단기적으로 돈을 융통해주는 홍콩의 무역금융펀드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다. 삼성생명은 앞서 통보했던 DLS(파생결합증권) 환매금 분할 상환 일정도 지난달 1회차부터 지키지 못한데다, 이후 뚜렷한 지연 사유를 추가로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펀드 관련 관계자는 “최근 라임, 옵티머스 사태가 발발하면서 펀드의 수요가 줄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환매 연기가 지속되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증폭될 것”이라며 “홍콩 무역업체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투자자들을 위해 삼성생명은 대처를 잘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bing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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