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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 올라선 NH투자증권···검찰수사, '권력형 게이트'로 방향 틀어

- 옵티머스 펀드 90%가량 판매 설정 의혹···검찰, '권력형' 정황 포착

  • 기사등록 2020-10-13 15: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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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검찰이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진상 파악을 위해 NH투자증권 수사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의 90%가량을 판매했으며, 이를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하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펀드 설정 과정 중 몇 가지 의심스러운 정황을 발견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이 권력형 게이트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7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더밸류뉴스]13일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최초 펀드 설정 제안 경위를 보면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투자제안서를 먼저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먼저 펀드 설명을 요청하며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례적 현상으로 보통 투자제안서는 펀드운용사가 증권사에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NH투자증권의 이와 같은 역제안 전 김재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는 옵티머스의 고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 등이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와 연결시켜 주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밝혔고,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고문 양호 전 나라은행장 역시 NH투자증권과 유력 증권사의 대표이사를 연결시켜 주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실제로 연락을 받고 세 차례에 걸쳐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를 방문해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에 대해 설명했다. 3차 방문으로부터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 6월 13일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338억원 규모의 펀드 설정에 성공했고, 엿새 뒤인 19일에는 320억원가량의 두번째 펀드를 개설했다.


김 대표가 NH투자증권을 찾아 제시한 투자제안서는 PPT 형식으로 표지를 제외한 7쪽 분량의 얇은 문서였다. 상품 투자위험등급은 전체 6등급 중 두 번째로 위험성이 낮은 5등급으로 기재돼 있었으나, 이는 옵티머스 측에서 임의적으로 매긴 것이었다.


펀드 개설과 함께 NH투자증권이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서자 지난 2018년 2284억원 규모였던 옵티머스 펀드 수탁액은 1년이 지난 2019년 말, 약 2배가량인 4745억원으로 증가했다.


검찰은 옵티머스 측이 NH투자증권의 펀드 판매를 돕기 위해 트러스트올과 셉틸리언 같은 기존 펀드 자금으로 신규 설정 펀드에 가입한 정황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본사 직원이 지점에 옵티머스를 잘 도와주라는 청탁을 했다는 증거 또한 확보했다.


한편 NH투자증권 측은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의 상품구조가 간단해 검토하는데 문제가 없었고, 운용사 자체 등급 부여도 제도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며 “졸속 심사가 아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라임 사태에 이어 옵티머스 사태까지 발생하며 정계의 권력형 비리 게이트 의혹은 불거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위와 같은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엄정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수사팀을 대폭 증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NH투자증권의 신뢰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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