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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농협은행이 높은 우대금리를 보장한다면서 5만여 명한테 통장을 만들게 해 놓고 이제와서 요즘 기준 금리가 내려갔다면서 애초 약속과 달리 금리를 일방적으로 깎겠다고 통보해 와 고객들의 '뒤통수'를 쳤다.


농협은행은 고객들에게 이자를 1년에 2백만 원을 보장해놓고 만 원으로 깎아버려 '사기'를 친 거나 다름없게 돼 버렸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 [사진=더밸류뉴스(NH농협은행 제공)]28일 MBC에 따르면, 직장인 A씨는 9년전 농협은행 직원의 권유로 입출금 통장을 만들었다. 5년 이상 통장을 유지할 경우, 얼마를 맡기든 간에 연 2% 이자를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1억원을 맡기면 연 이자 2백만원이 나온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지난달 김씨는 황당한 문자를 받았다. 이달 말부터 이 통장의 우대금리가 연 1%로 줄어들고, 이마저도 원금 1백만 원까지만 적용한다는 내용이었다.


농협은행 고객 A씨는 이에 대해 "통상적으로는 1억원 가까이 현금을 넣어뒀는데..(애초 약속대로라면) 세전 이자가 2백만원인 거죠. (그걸) 1만원으로 줄인다는 거죠."라고 황당해 했다.


알고보니 이 은행이 이런 식으로 우대금리를 내린 건 한두번이 아니었다. 2017년엔 5개 상품에서 우대금리를 최대 1.9%p 없앴고, 2016년에도 4개 상품의 우대금리를 2%p 가까이 없애거나 줄였던 것. 상습적이었던 셈.


문제의 통장만 해도, 5년 이상 유지하면 연 2% 우대금리를 준다며 가입시켜 놓고, 불과 3년 뒤 금리를 깎았는가 하면 (연 1.5%), 이번에는 금리를 낮춘 것도 모자라 (연 1%) 금액 제한까지 만든 것이다.


이 통장을 만들어 5년 이상 유지한 고객은 5만7천 명. 이 가운데 처음 약속받은 연 2% 이자를 받은 고객은 단 한 명도 없다.


농협은행 측은 수시입출금통장은 늘 금리가 바뀐다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떨어진 영향으로 우대금리 혜택을 줄인 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의 장기 거래 고객에 대한 우대금리는 당초 2%였으나 금리 인하로 인해 2%를 적용받는 고객은 없었습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내릴 땐 우대금리를 뭉텅이로 깎던 이 은행이, 기준금리가 인상됐던 2017년과 2018년엔 고작 0.1%p씩 올리는 데 그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은행 고객 A씨는 "양 당사자 간 계약해서 5년 기간 동안 저는 조건 달성을 위해 충실하게 노력했는데 은행은 그냥 저금리 기조 때문에 피해를 온전하게 고객이나 조합원들한테 떠넘기는 거잖아요."고 울분을 터뜨렸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가 이 문제를 추궁하자, 농협은행은 "우대금리 인하를 보류하겠다"고 바로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잃은 신뢰를 다시 주워담을 순 없기 때문이다.


creator2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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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9-29 01: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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