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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사손보 매각 예비 입찰 개막···’신난’ 지주사와 ‘뿔난’ 노조 - 신한금융·교보생명 관심보여 흥행 기대···노조는 ‘밀실매각’ 규탄
  • 기사등록 2020-09-18 16: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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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프랑스 악사(AXA)그룹의 자회사 악사손해보험의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이 시작됐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신한금융지주와 교보생명이 물망에 오르며 입찰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노조는 악사손보의 밀실매각을 규탄하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이번 매각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보는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고, 이날 오후 6시까지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악사손보는 국내 업계에서는 중소형 보험사로 분류되지만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는 큰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 전체 매출 중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84%이며 대부분의 상품이 비대면으로 팔리고 있어 최근 언택트(비대면) 및 디지털화를 진행 중인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매물로 인식되고 있다.


매각가도 2000억원 규모로 예상돼 다른 손해보험사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으로 인식된다. 이로 인해 디지털화에 힘을 싣는 신한금융지주와 교보생명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예측된다.


악사손보의 예비입찰은 논-바인딩(Non-binding)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입찰에 참여한 회사들이 제시한 가격에 상·하한을 두지 않고 인수의향서를 낸 이후에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방식으로, 최대한 많은 잠재 매수자의 참여를 유도할 때 사용된다.


                              [사진=더밸류뉴스(악사손해보험 제공)]

신한금융지주는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이전부터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M&A(인수합병) 등을 모색했다. 2년 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고, 올해 초 100% 자회사로 편입하며 내년 본격적으로 신한생명과의 합병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회사로 손해보험사를 두고 있지 않아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악사손보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보생명 역시 인수를 검토하며 유력한 인수 후보 물망에 올랐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1년 교보자동차보험을 운영하다 2007년 악사그룹에 이를 매각했다. 당시 자본을 늘리고 생명보험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혁신을 준비하는 교보생명이 악사손보를 인수할 경우 온라인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우리금융지주와 카카오페이는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손보사보다는 증권사 인수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고, 카카오페이는 손보 라이선스 취득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주사들의 관심과 달리 악사손보 노조의 입장은 싸늘하다. 이번 예비입찰은 직원들의 ‘고용안정협약’을 무시한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악사손보의 ‘밀실매각’ 행태를 규탄했다.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악사손해보험지부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성명서를 통해 고용안정협약 체결 없는 졸속매각과 약탈적 사모펀드로의 매각 반대, 일방적 밀실매각 중단 등의 입장을 표명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밀실매각으로 하루아침에 직원들을 고용불안에 떨게 하고 수 백만 고객들의 미래는 관심조차 없는 약탈적 자본에게 악사자본을 넘겨줄 수 없다”며 “회사 성장에 기여한 직원들의 노고는 내팽겨쳐둔 채 어떻게든 높은 금액에만 팔고 나가려는 글로벌 자본에게 우리의 고용과 미래를 맡겨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밀실매각이 중단되고 노동자들의 확실한 고용보장이 이루어질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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