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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무려 17조...무리한 과속? 경제 견인? - 증권사들 ‘빚투 안 해준다’…위험 수위 도달 판단 - 금융·보험 업종 코로나 이후 생산증감률 ↑
  • 기사등록 2020-09-18 16: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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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허동규 기자]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7조원을 넘으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같은 빚투(빚내서 투자)는 투기적 성향이 강하다며 부정적 시각이 많다. 하지만 빚투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특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 침체에 맞서 금융 분야가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사진=더밸류뉴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보유 주식 등을 담보로 대출받아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5일 기준 17조5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9~10조원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융자 잔고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증시하락과 함께 6조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7월 14조원, 8월에는 15조원을 넘어서며 한달 만에 17조원을 돌파한 셈이다.


최근 들어 빚투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예상치 못한 변수로 주가가 폭락하면 빚을 많이 진 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주식 시장은 상승장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기에 빚투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보고 관련 조치를 내놓고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은 보통 자기자본의 60~80% 정도까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게 빌려주는데 그것이 한도에 다다른 것이다. 


이에 최근 NH투자증권(005940),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은 신용거래융자 매수를 중단하거나 예탁증권 담보 대출을 중단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상황에서 레버리지 투자는 긍정적이지만 최근 주식장은 변동요소가 무수하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대출 신청이 급증하고 있어 회사측에서 신용거래융자 중단 결정은 자연스러운 조치"라고 밝혔다.


                      금융 및 보험업 생산증감율. [사진=더밸류뉴스(통계청 제공)]

그러나 이 같은 빚투가 금융업의 호황을 이끌어 한국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종의 생산은 2분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생산증감율의 경우 5월 9.2%에서 7월 14.8%로 증가했다. 이는 ‘개인투자자 주식 열풍’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이다.


실제로 ‘개인투자자 주식 열풍’으로 인해 올해 2분기 56개 증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958억원으로 전분기비 248.5% 급증했으며 309곳의 자산운용사 당기순이익은 317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이들 업종의 서비스업 생산 기여도도 부쩍 뛰었다. 금융업은 서비스업 생산에 끼친 기여도가 지난 1월 0.61%p에서 7월 2.32%p로 4배 가량 상승하며 다른 업종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예술·스포츠·여가 부문과 자영업의 생산증감률은 2월부터 5개월간(2월 -40.3%, 5월 -40.4%, 7월 -29.8%)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게다가 국내 산업의 핵심인 제조업 역시 2분기 매출액 증가율은 -12.7%였다. 결국 제조업, 서비스업이 침체하는 와중에 빚투 업종(금융업)의 활황으로 한국경제의 피해를 최소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ebing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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