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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폐쇄 썰戰(전)···수익성 개선 vs 고령 친화 - 점포 줄여 생산성 높이려는 은행사···고령자 금융 소외로 대책 강구하는 금융당국
  • 기사등록 2020-09-15 18: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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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은행권의 점포 폐쇄를 화두로 은행사와 금융당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했다. 수익 개선을 위해 점포를 줄여 나가는 은행사들에 금융당국이 고령자의 금융 소외를 이유로 제재를 가했기 때문이다.


은행사들에게 점포는 갖기도 버리기도 애매한 계륵이다. 인터넷·모바일 거래 등 온라인 기반으로 금융거래 환경이 재편되고, 최근 언택트(비대면) 트렌드까지 확산되며 시중은행의 영업점포 실적은 이전에 비해 부진한 것이 현실이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사. [사진=더밸류뉴스]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주요 은행의 온라인 거래 비중은 이체출금, 예금, 신용대출은 각각 74.4%, 47.1%, 58.9%이다. 2016년이 36.8%, 19.2%, 10.9%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이러한 온라인 영업 강세의 영향으로 실제 국내 은행의 지점 수는 2013년 6월 기준 7689개에서 지난해 말까지 6711개로 약 12.7% 감소했다.


특히 하나은행(086790)의 상반기 점포 수(1월1일~6월30일 평균 점포 수)는 713개에서 663개로 약 7% 감소했다. 이에 점포당 예수금과 대출금이 각각 4485억원, 3432억원을 기록했고, 증가율은 전년비 18.7%, 15.9%를 보이며 점포 생산성에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개선된 성적표를 얻었다.


                   신한·국민·우리·농협·기업은행의 점포당 예수금 및 대출금. [사진=더밸류뉴스]타 은행의 점포당 예수금은 신한은행이 3937억원으로 하나은행의 뒤를 이었고, 이어 국민은행이 3704억원을 기록했다. 점포당 대출금은 기업은행이 3609억원으로 집계됐고, 신한은행이 299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전년비 점포당 예수금 증가율은 △기업은행(13.6%) △신한은행(11.5%) △국민은행(11.0%) △우리은행(6.9%) △농협은행(5.2%) 순이고, 점포당 대출금 증가율은 △국민은행(8.9%) △기업은행(8.1%) △신한은행(7.7%) △농협은행(7.1%) 순이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사옥. [사진=더밸류뉴스(금융위원회 제공)]반면 이러한 수익 개선을 위한 은행사의 점포 폐쇄에 금융당국의 반응은 싸늘하다. 고령자들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디지털에 대한 접근과 활용도가 낮은 고령층의 금융애로가 심화하고 있다”며 “고령층의 경우에도 모바일 이체와 출금 중심의 온라인 거래 비중은 증가하고 있으나 타 연령층에 비해 확연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월 기준 65세 이상의 온라인 거래 비중은 이체출금, 예금, 신용대출이 각각 69.9%, 7%, 12.4%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30일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발표해 은행사의 영업 점포 감소에 제재를 가했다.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과속방지턱인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영업 점포를 폐쇄하기 전 사전 절차를 강화해 지점 폐쇄 영향 평가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점포 폐쇄가 결정된 경우 해당 점포의 고객에 대한 통지를 기존 1개월 전에서 3개월 전으로 변경했으며, 이동·무인점포·창구제휴 등 대체창구 공급도 활성화하도록 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위원장 역시 “은행사들이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 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금융위의 정책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은행 점포의 폐쇄는 결국 각 은행사의 경영상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체점포 문제가 쉽게 해결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점 폐쇄 영향 평가에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것은 영업 비밀 및 내부 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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