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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열흘 새 1조원 ‘비상’···금융당국은 초 ‘비상’

- 주식 투자·주택담보대출 주도

  • 기사등록 2020-09-14 16: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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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최근 열흘 간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이 1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섣불리 규제를 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0일 기준 신용대출 전액은 125조4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불과 열흘 만에 1조1425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폭은 4조7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이달 역시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의 한 창구에서 은행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NH농협은행 제공)]

문제는 신용대출이 담보가 없는 대출인만큼 부실이 발생할 경우 금융권 전반으로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신용대출은 긴급 생활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섣불리 규제할 경우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신용대출 급증의 주된 원인을 주식 투자와 주택담보대출 우회 자금으로 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0일 기준 연 1.85~3.75% 수준이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이 이전보다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와 같은 저금리 현상이 사람들을 신용대출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SK바이오팜(326030)과 카카오게임즈(293490) 등 공모주 청약 증거금을 모으기 위한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과 ‘빚투’(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한다) 현상이 신용대출 급증을 함께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신용대출 증가폭을 이달까지는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례적인 신용대출 급증에 금융당국은 다시 한번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 등 부동산 규제를 우회하는 편법 대출을 막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범위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넓히는 방안도 언급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신용대출 규제를 위한 밑 작업으로 5대 은행 부행장과 화상 회의를 통해 신용대출 급증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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