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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반도체 설계 ARM 약 47조4400억원에 인수... 최대 규모 - 반도체 업계 긴장…과거 인텔 지위 누리나
  • 기사등록 2020-09-14 13: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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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주영 기자]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업체 엔비디아가 13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400억달러(약 47조44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인수합병(M&A)를 밝히며 “이번 계약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엄청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반도체 업계에서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다.


엔비디아는 계약금 20억달러와 주식 215억달러, 현금 120억달러를 ARM에 지급해야 한다. ARM 직원들에게도 엔비디아 주식 15억달러어치가 주어진다.


이번 매각은 소프트뱅크에도 큰 돈을 얻게 됐다. 2016년 손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314억달러를 주고 ARM의 지분 100%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며 손 회장은 4년 만에 86억달러에 가까운 차익을 거두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매각 이후 ARM 지분 10% 미만을 보유하게 된다.


엔비디아는 매각이 이뤄지면 AI 기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젠슨 왕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킨 인공지능(AI) 기술에서 엄청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ARM과 엔비디아는 AI 시대에 걸맞는 회사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ARM 아키텍처에 AI 가속에 필요한 명령어셋과 텐서 코어 등 반도체 IP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ARM 아키텍처의 보강에 나서면 이를 세계 반도체 제조사가 공급받는다. 독자적으로 AI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없었던 중소 업체도 비교적 손쉽게 AI 기술을 제품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ARM과 엔비디아. [사진=더밸류뉴스(엔비디아 홈페이지 제공)]이번 M&A에 반도체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ARM은 반도체 업체에 CPU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AP, 서버용반도체, AI 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군을 망라한다. 엔비디아가 이런 ARM을 인수하며 CPU와 GPU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게 돼 과거의 인텔이 누린 지위를 가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간 ARM은 반도체 설계 외엔 제조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중립성’을 보였다. 제조 능력을 보유한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한다는 것은 향후 삼성, 애플, 퀄컴 등 고객사들에겐 부담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각 회사가 경쟁적으로 개발해 온 NPU(신경망 처리 유닛) 역시, 엔비디아 기술 기반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커져 이에 공을 들여왔던 퀄컴이나 삼성전자 등의 영향력 약화도 예상된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최신 GPU 물량을 삼성전자에 맡기면서 협업관계를 보이고 있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업계 큰 손인 만큼 향후 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jy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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