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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서울 용산구에 살고 있는 김지수(가명, 35세)씨는 최근 긴 장마, 홍수,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환경보호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이에 5년 이상 타고 다녔던 디젤차를 최근 전기차로 바꿨다. 


김씨는 “처음에는 환경보호를 생각해서 전기차로 바꾸기로 결심했지만 잘 타고 다닐지 걱정이 됐다”며 “근데 전기차를 타고 다니다 보니 기존차 대비 유지비나 연비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들어 국내 친환경차의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친환경차는 국내에서 1만7360대가 판매돼 전년비 39.9% 증가했다. 친환경차 내수판매는 6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 내수판매 대비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함께 매월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비중은 지난해 7월 9.5%에서 올해 7월 12.02%로 2.5%포인트 늘었다.


수출 역시 늘었다. 친환경차 수출은 2만7468대로 전년비 12.5% 증가했다. 수출 비중은 7월 기준 15.1%로 전년비 3.2%포인트 증가했다. 전기차는 1만2511대로 전년비 105.1% 확대됐다.


이처럼 최근 전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사진=더밸류뉴스(셔터스톡 제공)]

지난해까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 온 것은 중국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연초 이후 6월까지 전년비 57% 개선된 반면 중국의 경우는 42% 감소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요 수요처다. 지난해 기준 유럽 향 판매 비중은 삼성SDI 80%, LG화학 70% 수준이었다. 


그동안 국내 2차 전지 기업들의 경우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이나 BYD 등과 비교해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사업가치가 저평가되어 왔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중국 배터리 기업에만 공급 기회가 주어졌고 2015년 이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및 주요 지역에서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 번호판 취득이 쉬워 성장률 또한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유럽의 전기차 판매 성장은 더욱 두드러졌고 중국은 전기차 보조금 소멸 시한을 앞두고 약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호조세에 힘입어 한국은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글로벌 10대 제조사, 출하량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16년 9.5%에서 올해 34.5%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32.9%), 일본(26.4%) 순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우리나라의 배터리 수출은 2014~2019년 사이 연평균 12.8% 성장했다. 


올해 하반기 전기차용 전지 사업은 유럽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전기차 수요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세제 혜택 등과 같은 ‘구매 유인 정책’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화학 직원들이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보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LG화학 제공)]

또 다른 전기차 운전자인 하연우씨(가명, 39세) 또한 이번에 다시 전기차로 차를 바꿨다. 


하씨는 “전기차 초기부터 이용했는데 그때보다 성능 등이 훨씬 좋아진 것 같아서 다시 재구매했다”며 “내가 전기차를 타다 보니 자연스레 관련 주식도 찾아봤는데 관련주들이 많이 올랐더라”라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의 대표적인 관련주는 앞서 언급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있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연초 대비 73% 이상 상승했다. 이는 공매도 금지와 풍부한 유동성 외에도 압도적인 유럽 전기차 판매 성장세,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 턴어라운드, 글로벌 고객사 내에서 경쟁력 유지 등이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 중 LG화학의 행보가 돋보인다.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배터리 사업이 전체 사업 중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13조6640억원 중 배터리 부문 매출이 5조840억원으로 37.2%를 차지했다. 배터리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0.8%로 처음 30%를 넘었다. 올해 상반기와 2018년(24.4%)을 비교하면 2년새 12.8%포인트나 올랐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 7775억원 중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은 13.3%인 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력시장인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가 중국 대비 가팔라진 점과 그간 진출하지 못했던 중국시장에 테슬라 향 납품을 통해 진출하게 된 영향이 컸다. 이에 LG화학의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출하량이 1등을 기록했다.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6월 누적 기준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0.5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전년비로는 82.8% 성장하고 시장 점유율도 10.4%에서 24.6%로 급증했다. 전세계 전기차 4대 중 1대에 LG화학 배터리가 사용됐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누적 기준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뒤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호재에 LG화학의 주가는 연초 20만원대에서 8월 13일 신고가 77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에 8월 초 시총은 52억원을 돌파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삼성증권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에 근접한 93만원으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과 함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도 상향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전자 사업 흑자 전환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유럽 전기차 지원 정책이 확대되면서 국내 3사 모두 판매가 늘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증권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60만원으로 책정했다. 삼성SDI 역시 연초 18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8월 7일 신고가 50만9000원을 기록했다. 최근 전방산업인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설비) 성장에 따라 삼성SDI 매출 중 2차 전지 사업 비중은 지난해 76% 수준에서 올해 78%, 내년 83%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2차 전지 사업 중에서도 중대형 전지 부문은 지난해 43%에서 내년에는 5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중대형전지 생산능력 내 유럽 비중은 40% 수준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전기차용 전지 사업은 유럽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도 연초 5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8월 10일 신고가 19만7500원를 갱신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배터리 사업부 영업손실은 1138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으나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4, 5월 전기차 출하량 부진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6월부터 전기차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어 2022년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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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20 16: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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