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한진(002320)이 10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는 2000년 이후 20년 만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고 있어 유동성을 비축하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한진은 이사회를 열고 총 104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방식이다. 발행 주식은 보통주 297만2972주이며 신주 발행 예정가는 주당 3만5150원이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10월 23일 확정된다. 이후 10월 28~29일 청약일을 거쳐 11월 8일 신주가 상장된다. 대표 주관은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4개사이다. 이번 유상 증자가 완료되면 한진의 전체 발행 주식은 1197만4656주에서 1494만7628주로 24.8% 늘어난다.

한진은 코로나19 사태로 물류산업 환경이 급변한 점을 고려해 미래 성장동력 기반을 선제적으로 다지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사진=더밸류뉴스(한진 제공)]

앞서 한진은 2023년까지 택배 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대전 메가허브 터미널 구축 및 주요 거점 지역 택배터미널 신·증축, 자동화 설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류 인프라 확대, 글로벌 이커머스 국제특송 시장 공략을 위해 인천공항 GDC(전자상거래 국제물류센터)를 개장하는 등 약 4800억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2850억원을 투자해 '대전 메가 허브'(Mega-Hub) 물류센터 구축한다. 주요 거점 지역 택배터미널 신·증축과 자동화 자동화 설비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진은 유상증자 외에도 올해 4월 한진렌터카를 약 600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6월에는 부산 범일동 부지를 약 3000억원에 매각했다. 비핵심 사업과 대체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경영효율성 제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진은 "급변하는 물류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핵심 역량 및 재무건전성 강화를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을 토대로 미래 성장기반 구축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 최근 실적. [사진=더밸류뉴스]

앞서 한진은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이 각각 5271억원, 273억원으로 전년비 4.07%, 24.66% 증가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한진의 경우 그동안 꾸준한 영업실적 개선세를 보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자비용 부담으로 인한 순손실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투자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산인 동대구터미널(340억원), 렌터카사업(600억원), 범일동 부지(3000억원)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가 단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하반기에도 택배와 하역 중심의 실적개선이 전망되고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유휴자산 매각과 유상증자를 활용한 투자재원을 조달해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자본효율성을 증대시킨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2분기 깜짝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추진으로 주가 조정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언택트 소비확산에 따른 택배사업부문의 견조한 실적 예상되며 유휴자산매각과 유상증자로 올해 말부터 내년에는 재무건전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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