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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 안남률 기자]

KDI가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5일 게시했다. 이 보고서의 골자는 정책금리의 인하는 금융시스템의 중추를 담당하는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존 우려에 대한 일축을 담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KDI 홈페이지 캡쳐)]

보고서에서 따르면 정책금리의 인하가 은행의 수익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기우인 까닭은 은행은 예금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고 대출의 만기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기에 정책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낮게 설정해왔다. 2018년 기준 상위 5개 은행의 은행예금시장 점유율은 75%를 기록했다. 


은행은 정책금리 변동위험에 예금금리가 크게 노출되지 않으므로 예금을 통해 자금조달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전체 대출 중 단기적인 금리변동과 무관한 장기대출의 비중을 높이면서 수익성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예금금리가 정책금리의 절반 수준이면, 정책금리가 1%p 인상될 때 대출금리는 0.5%p만 증가해도 대출이자로 예금이자를 갚을 수 있다. 이는 장기대출과 초단기 대출을 반반의 비율로 섞은 포트폴리오에서 가능하다.


 은행은 정책금리 변동과 무관한 수익성을 관리하기 위해 정책금리에 대한 예금금리의 민감도를 대출금리의 민감도와 동일하게 만들게 되는데, 시장 지배력이 높은 은행일수록 예금금리를 정책금리보다 낮게 설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KDI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을 활용해 실증 분석했다. 은행단위 패널자료(2002년부터 2019년) 통해 콜금리(정책금리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을 유지함)가 1%p 상승할 때, 예금금리, 대출금리 및 순이자마진의 변화를 추정한 결과, 콜금리가 1%p 상승(하락)할 때 예금금리는 0.53%p 인상(인하)되며 은행이 예금금리 책정 시 시장지배력을 행사함을 파악했다. 은행은 콜금리의 상승(하락)에 맞추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거의 1대1 비율로 인상(인하)하면서 수익성을 관리한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 연구 결과가 통화정책에 지니는 시사점으로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통해 금융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분석한 결과, 콜금리가 1%p 상승(하락)할 때 순이자마진은 0.05%p의 소폭 증가(감소)에 그치는 정도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수준이다. 또한 순이자마진이 감소하더라도 저금리는 대출 증가로 이어지므로 순이자마진에 대출액을 곱한 이자이익은 감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연구의 배경으로는 최근 저성장 및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요청이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KDI 연구는 정책금리가 0이상인 상황을 전제로 분석하였으므로, 네거티브 금리 상황에 대해서는 분석 결과를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없음을 단서로 달고 있다. 기준금리 관련해 보고서 발간 이전 주요 흐름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예대마진(NIM)이 줄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정책금리가 0이상인 경우라면 은행은 자신이 처한 시장지배력에 맞추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익성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정책금리가 마이너스일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통상 금리를 인하하는 목적은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대출을 늘려 자금의 유입을 증가시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 만약 마이너스로 예금금리가 정해진다고 가정하면 은행에 맡기는 금액이 적어지나 대출은 증가한다. 0 이상의 정책금리에서는 포트폴리오를 통한 수익성 관리를 꾀할 수 있으나 마이너스의 경우에는 적절한 관리 방안을 단언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은행은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추가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예대갭 관리비용이 증가한다. 예대갭 관리비용으로 대출규모의 확대에도 문제가 생길 시에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수익성 개선의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정책금리 결정 시 은행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KDI의 연구 보고서에 대한 내용이었다. 은행의 수익성에 정책금리가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은행의 부채와 연관해 생각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금융지원 등의 이유로 은행의 대출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달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은행과 은행지주의 지난 3월말 기준 BIS비율은 각각 14.72%, 13.4%로 지난해 말 대비 -0.54%p, -0.14%p 하락했다. BIS 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으로 기본적으로 현행 규정상 은행은 10.5% 이상 유지해야 한다. BIS가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은행의 신뢰도가 떨어져, 고객 이탈 우려 등의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몇 년간 은행들의 BIS 비율은 15%대를 유지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은행의 BIS비율 하락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의 BIS비율은 각각 13.33%, 13.73%, 14.26%로 하락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권고한 바 있다.


anrgood@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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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05 17: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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