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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실사냐 거래종결이냐…현산∙금호, 아시아나 인수 두고 공방

- 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다시 요청…”채권단 참관∙공동실사 제안”

- 금호산업 "재무 등 정보 충분히 제공…사실 왜곡"

  • 기사등록 2020-07-31 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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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올해 초만 해도 국내 항공업계의 인수 ‘빅딜’로 꼽혔던 HDC현대산업개발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재차 요청하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정보를 이미 제공했다며 거래 종결에 책임 자세로 임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갈등이 깊어지며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0일 현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과 거래 종결을 위해 계약 당사자들에게 재실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산은 계약 이후 갑작스럽게 늘어난 부채 차입금과 외부감사인이 내부 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한 것을 예로 들며 아시아나항공이 제출한 재무제표는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서 재실사는 반드시 요구돼야 하는 필수적 과정"이라며 "신뢰할 수 없는 재무제표에 근거해 막연한 낙관적 전망만으로 결코 정상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산은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의 의지도 내보였다. 공개적인 진행으로 인수계약 당시 상황과 현재와의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재실사를 빨리 시작해야 아시아나항공의 추가부실도 막고 지금보다 발전된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산은 지난 26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재실사를 요청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선행조건 미충족 등 인수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에 금호산업은 현산이 사실을 왜곡해 거래종결을 회피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금호산업도 입장문을 내고 "현산이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금호산업은 현산이 지난해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재무 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산 인수준비위의 실사·검증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반박했다. 이로 인해 현산이 인수준비위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계약체결 이후 7개월 동안 대규모 인수단을 파견해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 및 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 및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에 필요한 모든 협조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호산업은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나 채권은행의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CB) 등의 이슈 모두 이미 현산 최고경영진에 보고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HDC 빌딩. [사진=더밸류뉴스]

같은 날 양측이 서로 입장문을 내며 갈등이 심화되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국유화할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양측은 협상 조율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금호산업은 “현산의 제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의 경영을 위해 대응 방안을 선제로 마련하기 위한 점검이라면 협조할 여지가 있다”며 “다만 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사를 표명하며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산은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재실사 참관을 제안했다.


이에 채권단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다음주 중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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