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코로나 쇼크’로 韓 잠재성장률 하락세 가속화…ICT 등 투자 늘려야

- 한은 "가계∙기업∙정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 기사등록 2020-06-29 10:38:01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최근 글로벌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ICT(정보통신기술) 중심 디지털경제 및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은행의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에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산업∙노동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글로벌 교역이 둔화되면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에 대한 하방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점. [사진=더밸류뉴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 상승률을 높이지 않는 범위에서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이는 노동투입, 자본투입,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등으로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970~1980년대 고도성장기에는 연 10%에 육박하는 수준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에는 6% 후반대를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1~2005년에는 4~5% 수준을 이어오다가 금융위기 이후인 2009~2019년까지는 연 평균 3% 초반대에서 머물렀다. 한은은 지난해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2.5%로 추정했다.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의 잠재성장률도 2.5%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구조적 변화의 주요 흐름도. [사진=더밸류뉴스(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이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를 초래하는데 그치지 않고 경제주체들의 행태에도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가계는 생계와 안전에 위협을 겪으면서 위험회피성향이 높아지고 기업은 예기치 못한 생산차질을 겪으면서 효율성 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제주체들의 행태변화로 인해 경제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가계 및 기업의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보호무역 강화, 인적교류 약화로 탈세계화 추세도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로 촉발된 주요 환경변화로 인해 국내외 경제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우선 탈세계화 추세의 확산으로 세계교역 성장세가 이전보다 둔화되겠지만 디지털경제 가속화는 ICT 기반 교역 확대를 통해 탈세계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한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촉진되고 비대면산업, ICT 서비스, 친환경, 바이오헬스 중심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노동시장에서는 숙박음식, 도소매, 판매직 등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직업군의 고용이 감소하는 반면 비대면 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은은 "ICT 중심의 디지털경제 전환과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는 잠재성장률 하방압력을 상쇄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의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경제·바이오헬스산업 관련 부분 생산성이 향상되면 파급효과가 경제전반에 미치며 생산성 정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제환경 및 구조에 나타날 이와 같은 변화는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과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가는 예비적 저축 유인 증대, 디지털경제 가속화에 따른 하방압력으로 저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나 글로벌 유동성 악화, 글로벌 공급망 둔화 등로 인한 상승압력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물가는 가계와 기업이 투자와 소비보다는 저축을 더 늘리고 디지털경제가 가속화하면서 저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자동화·무인화 등 디지털경제 가속화가 진행된다는 점도 추세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여러 국가에서 단일하게 나타나기보다는 국가별로 다양한 방향과 속도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디지털경제 가속화는 각국의 대응에 따라 어느 나라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다른 나라에서는 노동투입 감소라는 부정적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처럼 구조변화의 진행속도와 더 나아가 방향성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크지만 코로나19 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더라도 가계·기업·정부의 행태가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shs@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06-29 10:38:0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