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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옵티머스 불완전판매 정황 '포착'...머투, '음성 녹음파일' 입수해 밝혀내

  • 기사등록 2020-06-28 21: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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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NH투자증권 직원이 최근 '환매 중단' 사태를 겪고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해당 사모펀드를 "'원금보장형'이며 저희 회사에서 기획한 펀드"라고 고객에게 설명하며 판매한 '음성 녹음파일'이 드러났다. 이 펀드는 일반적인 국공채 펀드가 아니라, 관공서로부터 수주한 기업들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데도 이처럼 설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의 불완전 판매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특히 "저희 회사에서 기획한 펀드"라는 설명 대목에서 NH투자증권이 주장하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기에 속았다"는 변명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사옥 상단 네모칸 인물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더밸류뉴스]28일 머니투데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5일 NH투자증권 직원 K씨는 A씨에 투자유치전화를 걸어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A씨는 K씨의 권유로 이틀 후인 27일 지점을 직접 방문해 상품 설명을 듣고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3호'를 1억원 규모 가입했다. A씨가 가입한 펀드는 아직 만기일이 도래하지 않아 환매 중단이 되지 않은 펀드다.


K씨는 A씨가 "투자를 잘못해서 원금보장형으로 하고 있다. 원금이 보장되는 건가?"라고 묻자 "그렇죠. 네네네"라며 원금보장형임을 확답해 불완전판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K씨는 A씨에 전화해 "12개월 정기예금이 있고 하나는 MMDA(수시입출금식예금)에 4100만원 정도가 들어가 있더라"며 "MMDA는 만기가 짧은 ELS·DLS(파생결합증권) 들어가면 좋을 것 같고 정기예금은 금리가 낮으니까 1년 이내 짜리 상품 남은 거 있으면 권해드리겠다"고 제안했다.


"투자를 잘못해서 원금보장형으로 하고 있다"는 A씨의 답변에 K씨는 "확정금리상품으로 9개월짜리 나오는 게 있는 사모펀드가 있다"며 "9개월에 수익률 2.9%다"고 투자를 권유했다.


A씨가 재차 "원금이 보장되는 건가요?"라고 질문하자 "그렇죠. 네네네"라고 답변한 뒤, "공공기관 발주한 것에 대해 건설사에서 갖고 있는 확정매출채권을 (사모펀드로) 싸서 드리는 것인데 예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K씨는 해당 상품에 대해 "선착순 모집해서 금방 마감되곤 했는데 이번에만 조금 여유가 있더라"고 재차 권유해 A씨의 방문 약속을 잡았다.


또 K씨는 A씨와의 통화에서 "저희 회사에서 기획한 펀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을 둘러싼 책임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관공서 매출채권펀드를 홀로 6000억원 이상 판매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잔액은 5172억원인데, 이중 NH투자증권 판매잔액은 4528억원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한다. 앞서 환매가 정상 진행된 2000억원 규모까지 포함하면 NH투자증권에서만 6000억원 이상 판매한 것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는 안정적인 관공서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제안해놓고, 실상은 대부업체나 한계기업 사모사채를 담아 '사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 측은 사무관리회사(예탁원)과 수탁은행(하나은행) 모두를 찾아가 펀드명세서를 확인해봤지만, 운용사의 서류 위조로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일각에서 NH투자증권 판매액만 큰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투자자들이 많이 찾아 많이 판매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상품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영업직원의 경우 '원금보장'과 같은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했을 소지가 있어 당사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유선을 통한 권유시점과 달리 해당 고객이 실제 내방 가입 시 해당 PB가 제대로 된 설명을 드렸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품은 운용사에서 당사에 제안한 상품으로, NH투자증권이 상품을 기획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직원에 확인 결과, 권유 당시 당사가 해당 상품을 많이 팔다보니 고객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하게 설명한 부분이며, 판매과정에서 이와 같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면밀히 조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다음 주 합동점검회의를 열어 1만여개에 달하는 사모펀드 전수조사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30여명 인원만으로는 수년이 걸릴 대규모 조사인만큼 운용사와 판매사,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 등이 서로의 자산 내역과 서류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4자 교차점검 방식이 유력하다.


점검 결과와 앞서 진행한 사모펀드 서면 전수조사 당시 적발된 '요주의' 운용사 등을 확인해 현장점검을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번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점검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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