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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졌다"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펀드돌려막기' 옵티머스펀드운용사 고발...서류 위조에 5000억 묶여
  • 기사등록 2020-06-22 19: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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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 조창용 기자]

환매 중단사태를 맞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해 펀드 판매사들이 운용사 관계자들을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판매사들은 운용사가 펀드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일을 막기 위해 펀드 계좌의 가압류를 신청하는 한편 영업점 직원을 불러 상황을 공유하는 등 사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NH투자증권 사옥,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더밸류뉴스(각 사 제공)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크리에이터 펀드 판매 증권사들은 이날 옵티머스자산운용 임직원 등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 16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로부터 18일 만기가 도래하는 사모펀드에 담긴 돈(각각 217억원, 167억원)을 내줄 수 없을 것 같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증권사들은 "해당 펀드(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가 한국도로공사나 주택금융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받은 매출 채권을 95% 이상 편입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믿고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증권사들은 옵티머스 측에 환매 불가 이유를 질의했고, 해당 펀드가 담고 있는 자산 중 상당수는 공공기관 매출 채권이 아니라 이름도 알 수 없는 기업들의 회사채와 부동산 개발권이나 사업권 등의 실물 자산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심지어 펀드 자금은 대부 업체가 발행한 사채에도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자산 관련 공증(公證) 업무를 해온 법무법인은 증권사들에 "공공기관 매출 채권 서류를 위조해왔다"고 시인했다.


(왼쪽부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더밸류뉴스(각 사 제공)]증권사들은 해당 펀드를 2~3년 전부터 판매했고, 자산가 등을 중심으로 '알짜배기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다. 공공기관 매출 채권이라는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데다 연 3% 안팎 비교적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고, 만기도 최대 1년으로 짧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렇게 옵티머스 펀드는 출시 후 1조원 넘게 판매됐고, 현재 만기가 남은 잔액은 5565억원(4월 말 기준)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이 4778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한국투자증권(577억원)·케이프투자증권(146억원) 순이다. 3사 비율이 전체 판매의 99%에 달한다. 이 금액이 모두 환매 연기될 경우, 피해 규모로만 라임 사태의 1조7000억원(4개 모펀드)에 이은 역대 둘째다.


옵티머스운용 측은 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양도 통지확인서를 작성한 H법무법인이 서류를 위조한 사실을 자신들도 뒤늦게 확인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사들은 관련 자산 회수를 위해 이날 크리에이터 펀드 관련 수탁은행의 계좌 자산의 가압류도 함께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계에선 유사한 상품 구조를 고려할 때 만기가 남은 후속 펀드들도 줄줄이 환매가 중단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본다. 해당 상품은 폐쇄형으로 판매돼 만기 도래 전까지는 중도 환매가 불가하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이날 오후 영업점 판매담당 직원들을 불러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한 대응 상황을 공유했다.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항의가 영업점에 빗발치는 상황을 고려한 조처이다.


판매사 한 관계자는 "현 단계에선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며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모두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체투자 전문운용사인 옵티머스운용은 지난 17일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5·26호 펀드의 만기를 하루 앞두고 이 펀드의 만기 연장을 판매사에 요청했다. 이 두 펀드의 환매 중단 규모는 380억원대다.


환매가 중단됐거나 만기가 남은 펀드 규모는 NH투자증권 판매분이 4천407억원, 한국투자증권 판매분이 287억원 등으로, 두 회사 판매분만 4천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편, 지난해에는 라임자산운용에서 1조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키면서 금융투자업계에 충격을 줬다.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 `팝펀딩`에 투자하는 자비스자산운용과 헤이스팅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서도 최근 잇따라 환매 중단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모펀드 관련 사고가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로 감시체계의 부재를 꼽는다.


이번 옵티머스 사태의 경우 운용사가 당초 투자설명서를 통해 밝힌 투자 자산과 다른 자산이 펀드에 편입돼 있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 중 하나인데, 이런 문제를 걸러낼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펀드 운용 관련 주체는 크게 자산운용회사와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사무수탁회사), 판매회사로 나뉜다.


이 가운데 운용사는 말 그대로 고객으로부터 모은 자금을 투자·운용하는 회사다.


수탁회사는 운용사로부터 운용 지시를 받아 실제로 자산을 매매하고 보관·관리하는 역할을 하며, 사무관리회사는 펀드 기준가 산정 등 사무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회사는 펀드 가입·출금 등 판매 업무를 맡는다.


이때 공모 펀드의 경우 수탁회사는 운용사의 운용 지시가 관련 법령이나 투자설명서를 위반하는지 확인하고, 위반 사항이 있다면 해당 지시의 철회·변경 또는 시정을 요구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사모펀드 수탁회사는 현행법상 특례 조항을 적용받아 운용상 위법·부당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가 없다.


사무관리회사 역시 운용사가 알려주는 편입 자산대로 기준가를 산정하기 때문에 자산 위조 여부 등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일 운용사가 수탁회사에 내린 운용 지시와 사무관리회사에 전달한 운용 내역이 다르다고 해도 사실상 이를 확인할 방도가 없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사모펀드 수탁회사와 판매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운용사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사모펀드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자본시장법 개정 사안인 데다 소급 적용도 되지 않는다.


creator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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