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
8일(현지시각) 세계은행(WB)은 ‘2020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당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예상했으나 이번 보고서에서 -5.2%로 7.7%포인트(p)나 하향 조정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2.6%에서 1.6%p 증가한 4.2%로 예측했다.
WB는 매년 1월과 6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는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예상한 것보다 부진한 수치다.
WB는 올해 경기침체가 1914년과 대공황(1930~1932년), 2차 대전 직후(1945~1946년)에 이어 네번째로 극심할 것이라고 봤다. 대공황 당시 전 세계 성장률은 -14.5%, 2차 대전 직후에는 -13.8%였다.
WB는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이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3배가량 가파른 경기침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1인당 생산은 90% 이상의 국가에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1870년 이후 가장 많은 국가가 타격을 받는 것이다.
아이한 코세 WB 전망 담당 국장은 “이번 전망이 가장 빠르고 가파른 낙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B는 선진국은 -7.0%로, 신흥·개도국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과 신흥·개도국 모두 각각 앞선 1월 전망보다 8.4%p, 6.6%p 떨어졌다. 그러나 내년에는 올해보다 반등해 선진국은 3.9%, 신흥·개도국은 4.6% 성장할 것으로 봤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은 올해 성장률이 -6.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유로존 -9.1%, 일본 -6.1%, 러시아 -6.0%, 브라질 -8.0%, 인도 -3.0%로 예상했다. 중국의 예상치는 1.0%로 전망했으나 1976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다만 한국 전망치는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중국을 제외하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은 -1.2%까지 떨어지면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국들의 봉쇄조치 때문에 국제교역량이 감소해 국제무역량은 전년비 13.4% 급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유가도 전년비 47.9% 하락할 전망이다.
세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WB 부총재는 “전 세계에 장기간 상처를 남길 위기로 판단해 심각한 전망이 나왔다”며 “올해는 전염병 대유행만으로 촉발된 첫 경기침체이며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