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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추경 35조원 ‘역대 최대’…포스트 코로나 대비

- 추경 한해 세번 집행 48년 만에 처음… 2009년 28.4조 넘어

  • 기사등록 2020-06-03 16: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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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35조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했다. 이번 3차 추경은 문재인 정부 들어 여섯번째 추경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추경 예산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소상공인과 중소·중견기업 및 위기에 처한 주력산업·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고용위기에 대응하면서 내수·수출 등 경기회복에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 향후 5년 동안 76조원을 투입할 ‘한국판 뉴딜’ 사업도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재난 대응시스템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5월 2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사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기획재정부 제공)]

3일 정부는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경제위기 조기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제3회 추경안’을 확정하고 4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3차 추경 규모는 35조3000억원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8조4000억원을 넘는 역대 최대다.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추경 13조9000억원도 넘어섰다. 아울러 한 해에 세차례나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1972년 이후 48년만에 처음이다. 올해 추경을 통해 확대된 예산 규모는 1차 11조7000억원, 2차 12조2000억원으로 3차까지 총 60조원에 달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추경안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에서 시작된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속도 내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35조3000억원의 추경 가운데 추경 소요재원의 약 30%인 10조1000억원은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조달했다. 1조4000억원은 근로복지진흥기금 등 8개 기금의 여유재원을 동원해 충당했다. 나머지 재원 23조8000억원은 적자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이번 추경은 세출 확대분 23조9000억원,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 경정분 11조4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세입 경정분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데 코로나19로 올해 성장률 하락, 세수 부족을 고려해 책정됐다. 

 

세출 확대분은 위기기업·일자리를 지키는 금융지원에 5조원, 고용·사회안전망 확충에 9조4000억원, 내수·수출·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3조7000억원, K-방역산업 육성과 재난대응시스템 고도화에 2조5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사진=더밸류뉴스(기획재정부 제공)]

이날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발판 마련을 위해 ‘한국판 뉴딜’에 5조1000억원을 투입하고 향후 5년간 7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 주력산업·기업에게 긴급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금융안정지원 패키지 대책(135조원 규모) 중 한국은행과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53조원을 제외한 82조원의 유동성 공급을 뒷받침할 재원을 5조원 담았다. 아울러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보증기관 등에 대한 출자·출연·보증 방식으로 1조9300억원, 주력산업·기업에 대한 긴급유동성 42조원 공급을 위해 3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코로나19 고용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 중인 10조원 규모의 고용안정 특별대책에도 8조9000억원을 조달한다. 비대면 디지털 일자리 등 55만개+α의 직접일자리를 만드는데 3조6000억원, 실업자에 대한 고용보험의 구직급여 확대에 3조5000억원이 사용된다.

 

또한 무급휴직 등 고용 유지 기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확대에 9000억원, 특수고용직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 지원을 위해 신설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60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소비확대로 경기 회복을 위해 국민 1600여만명에 농수산물과 외식, 숙박, 공연, 영화, 관광 등 8대 분야에 할인소비쿠폰을 1684억원어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도 기존 6조원에서 9조원으로 3조원 늘리고 1조원 규모의 올해 본예산 미발행분에도 10%의 할인율을 적용해 3177억원 예산을 들인다. 가전제품 소비 확대를 위해서 관련 예산을 3000억원 늘리고 구매액의 10%를 30만원 한도에서 환급해주는 ‘고효율 가전 환급’ 대상 품목에 의류건조기를 추가한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200억원을 투입해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 기업에 대한 전용 보조금을 신설하고 수출회복을 위해 수출기업에 긴급유동성을 공급하는 무역보험공사에 3271억원을 투입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노후화된 사회간접자본(SOC) 안전보강을 위해 5525억원을 집행한다.

 

아울러 정부는 민간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돕기 위해 1115억원을 책정했다. 이와 함께 경영난을 겪는 의료기관 자금융자(4000억원), 의료용보호구 772만개와 인공호흡기 300대 등 비축(2009억원), 음압병상 120병상 확대(300억원)를 위한 예산도 배정했다.

 

지난 5월 2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제3회 추경 예산안과 관련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왼쪽부터) 안도걸 예산실장, 홍남기 부총리, 안일환 차관, 최상대 예산총괄심의관이 참석했다. [사진=더밸류뉴스(기획재정부 제공)]

향후 5년간 76조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한 투자도 시작한다. 우선 올해 예산에는 디지털 뉴딜에 2조7000억원, 그린 뉴딜에 1조4000억원을 편성했고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1조원을 책정했다. 정부는 일단 2022년까지 1단계 프로젝트 추진에 재원투입을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대규모 추경 발행으로 재정 건전성 지표의 악화도 불가피하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3.5%로 역대 최고치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5.8%로 확대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폭풍이 거셌던 1998년(4.7%)을 넘었다. 

 

정부는 추경안의 국회 통과 시 3개월 안에 추경 예산의 75% 이상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재정이 어렵다고 해서 지금과 같은 비상경제시국에 요구되는 국가의 역할을 결코 소홀이 할 수 없다”며 “지금 재정의 마중물과 펌프질이 위기극복-성장-지정회복의 선순환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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