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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 ‘카타르 잭팟’ 터졌다…사상최대 23조 규모 LNG선 수주

-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국내 조선 ‘빅3'와 LNG선 100척 발주 계약

  • 기사등록 2020-06-02 11: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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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 100척 수주를 따냈다.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의 1척당 평균 가격은 2300억원인데 이번 계약은 2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1일(현지시각) 카타르 국영 석유사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LNG선 관련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QP가 오는 2027년까지 이들 3개 조선사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 부분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계약은 LNG선 100대 이상 분량에 해당되는데 약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로 전해졌다. 다만 QP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3사에게 각각 몇 대씩의 LNG선 수주를 인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앞서 1차로 수주한 중국을 크게 넘는 계약이다. 중국 중국선박공업(CSSC)은 지난달 금액 기준으로는 110억리얄(약 3조7000억원), 척수 기준으로는 16척의 건조 계약을 카타르와 맺은 바 있다.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카타르 LNG 운반선 슬롯계약 MOA 서명식’이 온라인 화상 연결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카타르는 LNG 생산량 세계 1위지만 2004년 이후 LNG와 관련해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유럽 등 글로벌 환경 기준 강화 때문에 LNG 수요가 증가하자 생산 설비 증설과 LNG선 발주에 나섰다. 이에 카타르는 2027년까지 LNG 생산량을 연간 7700만톤에서 1억260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LNG선 건조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QP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LNG 운반선을 최소 60~80척 건조할 것"이라며 "올 여름 전에 노후선박 교체수요를 포함해 최대 120척 규모의 슬롯 예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은 몇 년간 수주 절벽에 몰렸던 국내 조선업계에는 좋은 소식이었다. 글로벌 LNG선 시장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수주해왔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2004년부터 3년간 계속된 카타르의 LNG선 53척 발주를 모두 수주했고 2014년 러시아의 쇄빙 LNG선 15척 발주도 전부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조선사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앞서 중국 내 1위 조선사인 CSSC가 지난해 7월 중국 내 2위인 중국선박중공(CSIC)과 합치며 세계 최대 규모 조선사로 거듭났다. 이후 CSSC는 중국 정부로부터 대규모 금융 지원을 받아 지난달 QP의 LNG선 16척 도크 발주를 수주해 국내 조선사를 긴장하게 했다.

 

현대중공업 LNG 운반선. [사진=더밸류뉴스(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이처럼 1차 수주는 중국 조선사에게 돌아갔지만 추가 대규모 물량은 국내 조선사에게 돌아갔다. 이에 이번 QP와 국내 조선 3사의 대형 LNG선 수주 계약이 쾌거라고 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LNG선 제조에서 입지를 더 확실하게 굳혔다. 특히 핵심 기술인 '재액화장치'는 국내 조선업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이는 화물창에서 기화되는 LNG를 다시 액화시켜 화물창에 집어넣는 기술인데 LNG 운반 효율성을 끌어올린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조선사들의 일감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코로나19와 유가 급락 등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했음에도 이번 대형 프로젝트가 성사되어 향후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준우(왼쪽) 삼성중공업 사장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축하를 받으며 LNG선 슬롯 예약 약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삼성중공업 제공)]

이번 협약식은 코로나19 등으로 온라인 화상 연결로 진행됐다. 이날 협약식에는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 겸 QP 대표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알 카비 장관은 "오늘 한국 3사와 맺은 이번 협약은 이런 특별한 시기에도 북부 유전(North field) 확장 사업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번 협정은 향후 우리의 LNG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미래 LNG선 생산 수요와 장기적 선박 교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성윤모 장관은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카타르 간 오랜 상호 신뢰와 알 카비 장관의 탁월한 리스크 관리 역량이 있었기에 오늘 계약 체결이 가능했다"며 "에너지·조선 분야의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ICT·헬스케어·플랜트 건설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다변화하는 데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이 이번 카타르 수주로 쾌거를 이뤘음에도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배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2년 이후 LNG선 발주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 가시성이 높은 LNG프로젝트의 88%를 점유한 미국이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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