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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운동’에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예탁금 이용료↓ - 기준금리 인하에도 빌려준 돈 이자 높고, 빌린 돈 이용료 낮아 빈축
  • 기사등록 2020-05-25 11: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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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빌려준 돈의 이자율은 높게 유지하고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는 내려 비판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는 틈에서 증권사들이 제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와 데일리안에 따르면 지난 3월 16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p) 인하한 이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조정한 증권사는 2곳(신한금융투자, SK증권)이었지만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바꾼 증권사는 17곳으로 집계됐다.

 

서울 여의도증권가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을 매수할 돈을 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대출 기간 별로 적용되는 금리는 3.9%~11%까지 다양하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1~2달 간 돈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하면 평균 7.8%의 고금리를 지불해야 한다.

 

앞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자 시중 은행들의 수신금리들도 빠르게 내려갔다. 이와 함께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여전히 유지하면서 투자자예탁금의 이용료는 빠르게 내렸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사가 투자자에게서 빌린 돈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7곳의 증권사는 2018년 12월 31일에 책정된 높은 편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적용 중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의 1주일 대출 이자는 8.5%다. 한양증권과 BNK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7.5%, 7.0%, 6.0%다. 아울러 지난해 확정한 금리를 적용 중인 증권사는 15곳이다.

 

신용거래융자 금리 유지에도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투협은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1410억원이라고 밝혔다. 신용거래융자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뜻한다.

 

신용거래융자금은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10조원대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빠르게 감소하며 6조원대까지 떨어졌었다. 신용거래융자금액은 3월 10일 10조1874억원까지 오른 후 같은 달 25일 6조4075억원까지 내렸다. 이후 한 달에 약 2조원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받았던 증시가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다시 오르고 있어 신용거래융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3월 증시는 폭락세를 보인 바 있다. 3월 19일 코스피는 1457.64를 기록했지만 5월 21일 장 중에는 2004.95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되살아나는 투자 심리로 소액 투자 위주로 진행하는 일명 ‘개미투자자’들이 증권사들로부터 과도한 이자 부담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사진=더밸류뉴스(셔터스톡 제공)]

투자자예탁금의 경우 국내 28개 증권사가 100만원 이상을 예탁금으로 이용할 때 적용되는 평균 금리는 0.3%로 나타났다. 예탁금 이용료는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맡겨 놓은 돈을 증권사가 사용하고 3개월마다 일평균 잔액을 기준으로 투자자 지급하는 이자를 의미한다. 보통 한은의 기준금리를 활용해 금리가 책정된다.

 

기준금리가 인하되자 증권사들은 빠르게 예탁금 이용료율을 내렸다. 금투협 공시 기준 3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된 이후 금리를 내린 곳은 15곳이었다. 이 중 3곳은 지난해 7월 18일 기준금리가 1.50%에서 1.25%로 떨어진 이후 이용료율을 조정했다. 과거 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증권사는 10곳이었다.

 

그러나 이용료율 인하는 향후에도 더 떨어질 전망이다. 메리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오는 6월 1일, 8일에 이용료율을 0.1%까지 내릴 계획이다. 이는 이미 10곳의 증권사에서 0.1%의 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이용료율은 0.1%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이번 인하 이후에도 추가적인 이용료율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발간한 '2020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와 하방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최대한 인하하고 국채를 매입하는 등의 수단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오는 28일 열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5월 기준금리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금통위가 0.7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낮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아 5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한은의 대규모 국채 매입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시장에서의 금리 상승과 장단기 금리격차 확대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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