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2024.04.18 (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에서 한국의 방역시스템을 높게 평가하며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들을 요청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휴지·손 소독제·쌀 등을 보내달라는 각 나라의 SOS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생필품, 식량 등의 극심한 사재기로 자국의 물건이 부족해지자 사재기가 없어 재고가 있는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확산으로 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중국과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사재기 열풍이 확산됨에 따라 1분기 라면과 쌀가공식품 등 가공식품에 대한 수출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올 1~2월 라면,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비 각각 25.0%, 9.3% 늘었으며 3월에도 가공식품류 수출 호조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생필품 성격의 조제분유 수출이 13.5% 증가했고 가정 내 조리 수요 확대로 설탕과 고추장 수출도 각각 8.4%, 4.9% 개선됐다. 반면 외식업 침체 영향으로 식당 등 업소에서 주로 소비되는 맥주와 소주 수출은 각각 28.5%, 7.3% 감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은 17억4300만달러로 전년비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3월 한 달 수출액은 6억7500만달러로 전년비 15.8% 늘었다. 가공 식품 수출액은 14억15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산 손 소독제도 해외에서 판매가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손 소독제 수출액은 569만달러로 전년비 604.1%나 급증했다. 3월 한 달 수출액이 지난해 전체 수출액 678만달러의 83.9%에 달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재학연기 등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생수, 라면뿐 아니라 즉석국·탕·찌개류 등 가정간편식(HMR)과 냉동식품에 대한 소비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왕십리 이미트 매장에 간편식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온라인 채널에서 햇반 등 HMR 관련 매출이 전년비 75% 증가했으며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방문 빈도는 줄었지만 인당 구매량이 늘면서 할인점과 백화점 매출이 각각 60%, 4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미국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 위치한 CJ제일제당의 만두 공장은 이미 3월부터 주말에도 생산 설비를 풀가동 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미국에서도 한국의 냉동 만두가 사재기 대상이기 때문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204억원, 1066억원으로 전년비 29.1%, 5.6% 증가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공식품이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내 코로나가 확산되며 슈완스의 B2B(기업감 거래) 매출 감소는 불가피했지만, 식료품 사재기 열풍으로 B2C(기업과 고객간 거래) 채널에서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농심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중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두되며 라면 수요가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농심의 1분기 연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6484억원, 435억원으로 전년비 10.2%, 37.5% 증가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외식보다는 내식 비중이 현저히 증가하면서 라면 매출 증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 수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오리온도 해외 시장에서 스낵, 파이, 비스킷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425억원, 영업이익은 874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9.0%, 13.1%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해외의 경우 베트남에서 스낵과 양산빵, 쌀과자 판매가 증가하고 러시아 법인도 초코파이 신제품을 확대함에 따라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