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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소비가 줄고 조업 차질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4월 전망치는 59.3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52.0을 기록한 이후 135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기업가들로부터 향후 경기동향에 대한 의견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재고 항목의 경우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과잉)을 의미한다.

 

종합경기 BSI 변동 추이. [사진=더밸류뉴스(한국경제연구원 제공)]

4월 BSI 전망치는 지난달 전망치(84.4) 보다 25.1포인트 하락하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와 구제금융을 협상을 체결한 1997년 12월 BSI 전망치는 63이었지만 1998년 1월에는 35로 28포인트 급락했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2009년 1월까지 5개월간 46.3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는 두 달 만에 32.7포인트가 급락했다.

 

부문별로는 내수(64.3), 수출(69.3), 투자(74.8), 자금(77.0), 재고(95.5), 고용(79.0), 채산성(68.8) 등 재고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기준선을 하회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4.2), 출판·기록물(46.2), 여행·오락서비스(50.0), 의류·신발 제조(50.0), 도·소매(52.2), 육상·항공 등 운송업(52.4) 순으로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한경연 측은 "기업들은 이동제약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전세계 국가들의 조업차질로 공급 충격이 겹치면서 기업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응답했다"며 "금융위기 당시 총 5개월(2008년 9~2009년 1월)의 하락폭(46.3p)을 보인 반면, 이번 경제위기에는 불과 두 달 만에 32.7p가 하락하는 등 하강속도도 빨라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전염병이라는 비경제적인 원인 탓에 종식 시점이 불확실한 것이 문제라고 꼽았다. 이에 한경연 측은 "향후 체감경기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3월 BSI 실적치도 65.5로 13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내수(71.5), 수출(76.5), 투자(77.3), 자금(81.0), 재고(96.5), 고용(81.3), 채산성(76.0)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을 하회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례 없는 경제위기로 기업들은 실적 악화에 이어 자금시장 위축으로 인한 신용경색을 겪으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 공급과 함께 피해 업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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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3-30 14: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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