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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없는 하늘길 코로나에 막혀… 항공업계 ‘최악 업황’

- 중국·동남아 이어 미국·유럽까지 노선 중단이나 축소

- 항공업계, “당장 생사 기로 선 것…3개월 못 버틸 수도”

  • 기사등록 2020-03-05 16: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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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주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항공업계는 최악의 업황을 맞고 있다중국과 동남아 등 근거리 노선이 사실상 끊긴데 이어 미국과 유럽 같은 장거리 노선까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미국 4유럽 8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고 나머지는 운항횟수를 크게 줄였다당초 대한항공은 운항횟수을 줄이고운항기종을 작은 항공기로 바꿀 방침이었지만 현재 좌석 수요로 볼 때 아예 전면적 운항 감축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부터 대표적인 인기 노선인 '인천-호놀룰루노선을 띄우지 않고유럽 4개 노선도 운항 중단한다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총 68개 노선 중 67개 노선을 운항 중단 또는 감축해 사실상 국제선 전 노선이 위기의 영향권에 노출된 것이다

 

근거리 노선 위주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사실상 국제선 하늘길이 거의 닫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은 17개 중국 노선 중 현재 1개 노선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노선도 절반 정도를 운항하지 않고 있다

 

이날 외교부는 한국발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국가·지역이 총 94곳으로 전날보다 3곳 늘었다고 밝혔다.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날아갈 곳이 없어진 항공기들은 현재 공항 주기고(항공기의 지상 대기 장소)에 갇혀있다항공사 관계자는 "모든 항공기가 하루에 최소 13~14시간씩은 비행을 해야 수익이 나는 게 항공사의 수익 구조"라며 "그러나 현재는 하루 2~3시간도 운항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주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막대한 비용 부담도 떠안게 된다인천공항 기준 1일 주기료는 대당 평균 45만원이다주기고에 들어간 항공기가 몇 대냐에 따라 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고정 비용이 나가게 된다.

 

이에따라 직원들의 근무시간도 현저히 줄고 있다항공사별 조종사의 월 근무시간은 70시간인데운항 중단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며 현재는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객실 승무원도 월 평균 80~90시간을 일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요즘은 30~40시간 근무하는데 그친다.

 

항공사들은 비상 수단으로 인건비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대부분 항공사들이 장기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에어부산은 임원들이 임금을 최대 100%까지 반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업계가 당장 생사의 기로에 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코로나19가 장기화할 전망이어서 체력은 금새 고갈될 수 있어 정부의 즉각적인 자금 지원도 시급하다항공업계 관계자는 "편차가 있지만 전 항공사들이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 "앞으로 3개월을 버티지 못한다면 부도가 나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kjy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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