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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1.25% 동결…”코로나19 상황 지켜보겠다”

- 상황 좀 더 지켜보고 대응할 것…4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있어

  • 기사등록 2020-02-27 14: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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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상황을 좀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급속도로 진행되며 시장 상황을 우려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결국 신중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올해 1월에 이은 세 번째 동결 결정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7월과 10월에 금리를 0.25%포인트(p)씩 내린 바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소비위축, 수출둔화 등으로 국내 경제 성장세가 약화됐다고 보고 있지만 금리인하로 대응하기보다는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월 17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말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한국은행 제공)]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어 이날 금통위의 동결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이를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로 확산할지, 지속기간이 얼마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경제 영향을 예단하기에는 아직은 이르고, 지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18일 채권 관련 종사자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2월 동결을 예상한 응답자가 81%에 달했다.

 

그러나 이달 하순 들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국내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지만 결국 금통위는 동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이미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경제 위기를 대비해 '실탄'을 확보해 두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점. [사진=더밸류뉴스]

이와 함께 고강도 규제를 통해 가까스로 막고 있는 집값 상승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이자 하락으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새로운 대출을 받거나 그 돈으로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지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 가능성도 높아진다.

 

상반기 중 금리결정 회의는 4월 9일, 5월 28일 두 차례를 남겨놓고 있다. 시장에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고려할 때 4월 중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월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2분기 이후 경기경로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한 상황,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져 미국 경기 전망 하향 조정 및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경우, 이 두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면 4월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내경제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2월 금통위의 통화정책 결정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잠시 뒤로 미룬 것에 불과하다”며 “4월 금통위에서는 한국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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